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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칼럼] 탈 가면 쓰고 노는 영남의 민속놀이, 오광대!- 서정매(한국민속음악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 2023-11-01 19: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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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탈춤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어느새 1년이 다 되었다. 탈춤은 탈을 쓰고 노는 놀이다. 한지나 박을 재료로 만든 가면(mask)을 쓰고, 사회의 부조리와 갈등을 과감하게 풍자하며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이내 화해와 조화의 장으로 마무리하는 내용의 사회 풍자적 공동체 놀이다. 탈춤은 탈을 쓰고 추는 춤을 뜻하니 무용적인 요소만을 뜻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춤과 함께 음악 연주, 노래가 동반되고 재담과 동작이 곁들여지는 연극적 요소로 구성되는 가면극 형태여서, 종합 예술의 형태를 띤다. 특히 관객의 반응과 동조를 이끌어 내면서 소통하는 마당놀이의 형태여서 민속놀이의 대표적인 소통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

    탈춤은 국내 곳곳에 지역적 특색을 지니며 나타난다. 그 명칭은 탈춤, 탈놀이, 탈놀음, 야류, 산대놀이, 광대놀이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어, 황해도의 경우에는 봉산탈춤, 강령탈춤, 은율탈춤으로 ‘탈춤’의 명칭을 쓰고 있고, 함경남도 북청에는 북청사자놀이로 전승된다. 서울에는 송파산대놀이, 경기도 양주에는 양주 별산대놀이, 남양주에는 퇴계원 산대놀이로, 서울·경기 일대는 주로 ‘산대놀이’의 명칭을 쓴다. 강원도에는 강릉단오제 때에 이루어지는 강릉관노가면극이 있는데, 이는 단오제에 기원을 두며, 무언극(無言劇)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무언극이라 하더라도 등장인물의 손짓과 몸짓은 언어 이상의 기능을 하며, 희로애락의 감정 표현은 음악 연주에서 두드러진다. 강릉관노가면극처럼 5월 5일 단오제 때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는 경북 경산의 자인단오제 때에 연행되는 자인팔광대가 있다. 이외 나머지 탈놀음은 대부분 경상도에 분포한다. 통영, 고성, 거제, 사천(가산), 김해, 창원(마산), 합천, 경북의 예천, 안동, 그리고 부산의 수영, 동래 등 영남 일대에 고루 분포되어 있다.

    그런데 영남지역에 분포하는 탈놀음은 함경도, 황해도, 서울·경기, 강원도 등지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독보적인 명칭이 있다. 바로 오광대이다.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가산오광대, 김해오광대, 마산오광대, 거제영등오광대, 합천 밤마리오광대 등과 같이 영남 일대에서는 대부분 ‘오광대’라는 명칭으로 불렀다.

    한편 같은 영남권이어도 부산은 수영야류, 동래야류와 같이 ‘야류’라고 이름하였다. 이는 낙동강을 기점으로 보았을 때, 낙동강 동쪽인 부산은 들놀이, 즉 한자로 야류(野遊)라고 하였고, 낙동강 서쪽인 경남 일대는 오광대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한편 경북 안동은 하회별신굿탈놀이, 예천은 청단놀음의 명칭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처럼 다섯 명의 광대가 주축이 되어 노는 오광대(五廣大)는 경상도를 대표하는 탈춤 또는 탈놀이의 명칭으로, 넓게는 영남지역, 좁게는 경남 지역의 탈춤을 일컫는다. 그리고 현재 전국의 탈놀이는 대부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한국에서 탈놀이가 연행되었던 시기는 주로 정월대보름과 단오 때이다. 이 외에도 삼월 그믐이나 사월 초순, 사월 초파일, 백중 때에도 이루어져 왔다. 경상도 일대의 야류와 오광대는 대부분 정월대보름 때에 이루어져 왔고, 황해도, 경기도 및 강릉과 자인 등은 주로 단오 때에 이루어져 왔다. 경남 일대의 탈놀이 대부분이 정월대보름 무렵에 이루어진 이유는 가가호호 지신밟기가 이루어지는 시기이면서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하기 전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한편 단오에는 향이 강한 쑥떡이나 망개떡을 만들어 먹거나, 향이 짙은 창포로 머리를 감거나, 향주머니를 만들어 몸에 지니는 등의 행위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재액을 방지하고 악귀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벽사의 의미가 컸다. 탈을 쓰는 행위 역시 이와 같은 맥락이다.

    탈놀이에서 가장 큰 재미는 탈춤이다. 꽹과리, 장구, 북, 징 등의 타악기로 굿거리, 자진모리, 휘모리, 염불, 타령 등을 연주하면, 이야기의 전개에 따라 탈춤을 춘다. 영남 일대의 대표적인 탈춤으로는 단연 ‘덧배기 춤’으로, ‘오광대’, ‘덧배기 춤’은 경상도 탈놀이의 대표 아이콘이다.

    서정매(한국민속음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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