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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소금- 이상규(편집위원)

  • 기사입력 : 2023-06-22 19:2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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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를 바꾼 소금이야기(홍익희 저)’란 책을 보면 소금에 대한 다양한 상식을 얻을 수 있다. 이 책에 따르면 인류 문명의 4대 발상지 모두 소금이 나는 강 하류에서 발원했다. 요즘이야 소금이 흔하지만 과거에는 ‘하얀 황금’이라 불릴 만큼 귀했다. 옛날부터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넘쳐나 이윤이 컸던 소금은 대부분 권력자의 전매품이었다.

    ▼소금을 뜻하는 한자 염(鹽)은 소금에 대한 국가의 지배를 의미한다. 개펄 로(鹵)라는 한자는 갑골문을 보면 염전을 나타내는 상형문자로 소금밭이나 천연 소금을 가리킨다. Salt는 라틴어의 SAL(소금)에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소금에서 파생한 단어도 많다. 샐러리(Salary)는 소금으로 지급되던 급여를 말하며, 솔저(Soldier)는 소금으로 급여를 받던 병사를, 살루스(Salus)는 그리스 신화의 여신으로 소금이 건강에 꼭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역시 소금(Salt)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나라 지명에 염(鹽)자가 들어간 곳은 소금과 관련된 곳인데, 전남 영광군 염산면에는 지금도 천일염을 많이 생산하고 있다. 서울 염창동은 조선시대 서해안 염전에서 채취한 소금을 서울로 운반하는 어귀에 위치해 소금창고 역할을 했으며, 강원도 정선의 염장봉은 산 형상이 불(火) 형국이어서 매년 소금단지를 묻지 않으면 화재가 발생한다는 전설이 있어 지금도 염장봉 소금단지에 소금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한다.

    ▼고대 로마에서는 소금을 신성한 것으로 여겨 질병을 치료하고 힘을 부여할 수 있다고 믿었다.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는 목욕할 때 소금물을 사용해 미안술에 이용했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라’는 말처럼 동서양을 막론하고 소금은 악을 쫓고 부패를 막는 영험한 기운이 스며 있다고 믿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방류가 임박해지면서 천일염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일본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방류 결정을 철회하고 다른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이상규(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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