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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내려놓기-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3-02-27 19: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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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렵사리 쟁취한 자신의 어마어마한 ‘권한과 권력’을 내려놓기란 참으로 쉽지 않다. 이를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 땀과 피를 흘렸을지 미루어 짐작된다. 그래서 많은 권력자들이 한번 잡은 권력과 권한을 내려놓지 않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동원한다.

    ▼리더에게 권한은 어찌 보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옛말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적어도 리더라면 자신이 속한 조직의 미래와 직원의 행복을 위해 때로는 ‘내려놓기’를 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구태의연한 방식이 오히려 조직원의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조직원에게 적정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하고 그들을 믿고 함께 가야 한다.

    ▼권한을 나누는 것은 배분의 개념이 아니다. 권한을 나누면 직원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만큼 역량을 200%로 발휘해 성과를 내려고 노력한다. 권한이 주어진 만큼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은 권한을 주는 것 같지만 결국은 자신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로 ‘권한위임의 패러독스’라는 표현을 했다. 권한위임을 배분이 아니라 확장의 개념으로 보아야 한다. 이를 통해 리더는 리더다운 일을, 직원은 직원다운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내려놓기를 잘하려면 권한을 위임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직원들이 일의 성과를 잘 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생각보다 성과가 저조하다고 해서 주었던 권한을 뺏을 것이 아니라 잘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지휘자가 피아노 소리가 잘 안 나온다고 직접 피아노를 치고,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는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직원들이 역량을 키워 일을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권한위임의 핵심이다.

    이준희(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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