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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 지금부터가 중요- 김남기(양산경찰서 물금지구대 경위)

  • 기사입력 : 2022-03-13 20:3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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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꽁꽁 얼어붙었던 겨울을 지나고 봄의 절기인 우수, 경칩을 지나 춘분과 한 해 농사에 필요한 비가 내린다는 곡우를 앞두고 있다. 금년의 경우 극심한 겨울 가뭄으로 전국적으로 매우 건조하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의 피해가 많긴 했지만, 통상적으로 지금부터 4월까지는 겨우내 얼었던 흙이 녹고 잦은 봄비에 땅이 질펀하게 변해 땅이 질어지는 해빙기라 볼 수 있다.

    해빙기가 되면서 얼음 결정들이 녹아 물로 변하면서 부피는 수축하게 되고 얼음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은 그만큼 비게 된다. 이 순간 지면이나 바위, 건물 외벽의 결집력 등은 몹시 약하게 돼 비탈면이 붕괴하거나 흙막이 지보공의 붕괴, 지반 이완에 따른 침하, 축대 및 옹벽의 붕괴, 바위틈·절벽·바위능선에서 발생하는 낙석 등의 안전사고 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위험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경우를 꼽으라면 단연 각종 건축 현장 작업자들과 산행을 나서는 산객(山客)들일 것이다. 건설 현장은 어디고 할 것 없이 위에서 열거한 취약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으며 더구나 연약화 된 지반에 사람의 무게나 건설기기 등 육중한 중장비의 무게가 더해진다면 안전사고의 위험성은 배가 된다.

    그리고 산은 겨울 산보다 봄 산이 더 위험하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해빙기 산 곳곳에는 위험한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다. 양지엔 얼음이 녹아 있어 안심한 채 마음 놓고 걷다가 숨겨진 빙판길을 만나거나 질퍽해진 지면 때문에 아차하는 순간 낙상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한겨울 도로의 복병 블랙아이스 현상으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과 비슷해서 많은 주의가 요구된다. 또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암벽을 타거나 너덜지대를 통과하면서 낙상이나 낙석으로 인한 사고를 당할 위험성도 덩달아 높아지며, 해빙기 산의 심한 일교차와 예측하기 힘든 기상변화는 산객들을 더욱더 위험에 빠뜨리게 된다.

    해빙기 정점이라 할 수 있는 3, 4월은 낙석, 축대, 절개지, 옹벽, 각종 건설공사장 사고와 낙상, 낙석 등의 사고가 빈번하게 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보다 깊은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는 해빙기 안전사고 위험에 대해 너나 할 것 없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잠깐쯤이야, 이쯤이야, 설마’하는 마음과 행동들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나 피해를 불러오게 된다.

    얼음이 녹으면 과학적으로는 물이 답이지만 시적으로는 봄(春)이 된다. 눈과 얼음이 녹아 물이 되었고 봄이 찾아왔다. 그렇기에 우리들 마음도 한껏 풀어질 수 있다. 이런 시기야말로 나 자신의 마음가짐도 이웃과 생활 주변의 안전도 다시 한번 단단히 살펴보고 철저한 대비와 조심만이 우리가 안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김남기(양산경찰서 물금지구대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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