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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대퇴사시대-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2-02-21 20: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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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며칠 전 인터넷에 올라온 동영상에서 30대 후반의 한 남성이 회사 관리자로부터 “왜 빨리 일을 하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는 핀잔을 듣는다. 그러자 그 남성은 “오늘 사직서를 제출하러 왔는데요”라며 당당하게 사직서를 전달하고 그동안 묵은 억압에서 해방이라도 한 듯 힘찬 기합을 넣는다. 직장 동료들은 그의 퇴사에 ‘축하의 환호성’을 외친다.

    ▼미국에서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라는 용어가 화제다. 직장인들 사이에 자발적 퇴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는 재정적 독립을 갖춘 조기 은퇴를 뜻하는 ‘파이어족’을 뛰어넘는 사회현상이다. 대퇴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부터 시작해 강력한 글로벌 트렌드 중 하나로 떠올랐고 1929년 미국 대공항(the Great Depression)을 연상케 하는 ‘대퇴사시대’라는 용어까지 나왔다.

    ▼최근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4740만명이 넘는 직장인들이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뒀으며 지금도 매월 400만명이 일을 그만두고 있다. 자발적 퇴사가 많아지면서 사업주의 노동자 해고 건수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반대급부도 발생했다.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전 세계의 직장인 41%가 이직을 고려한 것으로 조사돼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자발적 퇴사 바람은 계속 확산될 추세다.

    ▼퇴사가 많아지는 이유는 “대부분 시간을 직장에서 보내는데, 그 대부분의 시간이 행복하지 않아서”라고 한다. 여기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삶의 가치관’에 대한 변화가 크게 작용했다. 과거처럼 단순히 생계수단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겪는 반복적인 쳇바퀴 인생은 과감히 그만둬야 한다는 용기가 훨씬 강해진 것이다. 전 세계 대퇴사 물결이 또 한번 ‘일의 의미’를 묻게 한다.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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