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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1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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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줄 몰랐는데…이젠 남자만 보면 경계”

불법 촬영 피해 여성 ‘트라우마’
가해자 B씨 불법촬영 드러난 이후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어

  • 기사입력 : 2021-02-18 21: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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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들 친하게 지냈던 사람인데 배신감이 너무 컸어요. 이젠 남자만 보면 경계하거나 의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창원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불법 촬영 피해를 당한 20대 여성 B씨는 아직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B씨는 18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최초로 불법 촬영 사실을 확인했던 날이 아직도 선명하다”며 “오후 4시 20분쯤 옷을 갈아입기 위해 (남녀 공용) 탈의실로 갔더니 한 동료가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남성 A씨(가해자) 옷에서 휴대폰 카메라가 녹화 중인 것을 발견하곤 울고 있었다. 이후 매니저까지 와서 상황을 파악했는데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B씨는 이어 “범죄 사실을 듣자마자 나도 그 자리에서 바로 눈물이 났다.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있지’라는 생각에 손이 떨리고 눈물이 나서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B씨는 A씨의 휴대폰에서 지난 2019년 7월 본인이 촬영된 영상을 직접 확인하고는 다리에 힘이 풀렸다. A씨가 꺼림칙한 낌새도 크게 없었고, 주변 동료들에게도 친절하고 살가웠기에 배신감과 분노는 더 크게 다가왔다.

    A씨는 1년 반가량 근무하면서 여러 사람과 친분을 쌓았고, 근무 이후 다른 아르바이트생들과 사적으로 어울려 놀 정도로 두루 친하게 지냈다.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올 때마다 간식을 챙겨주며 친절했던 A씨였지만, 불법 촬영이 드러난 이후 피해자들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는 등 침묵하고 있다.

    사측의 조치로 A씨는 퇴사했지만, B씨를 포함한 모든 피해자들은 고스란히 트라우마를 안고 지내고 있다.

    B씨는 “사건 이후로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할 때마다 몰래카메라가 없는지 항상 확인하고, 집 밖에선 되도록이면 좀 참고 (화장실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매장이 아닌 집에서 유니폼을 입고 출근하고 있다. B씨는 “공용 탈의실 자체를 안 가려고 한다. 사건 이후 어쩔 수 없이 한 번 갔었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눈물이 나려고 했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B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남녀 공용인 만큼 탈의실을 쓸 때마다 혹시 모를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주변을 둘러보고 탈의실을 이용하는 등 나름 신경 썼기 때문에 해당 탈의실에서 불법 촬영이 일어나고 있을 줄은 전해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공용 탈의실을 쓴다는 것 자체가 범죄 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사건 이후 회사에서는 탈의실 내부 옷 걸어 놓는 곳과 갈아입는 곳 사이 가림막을 설치했지만, 가림막 하나만으로는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회사는 이동식 탈의실 등 남녀 탈의실 분리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현재 구속돼 첫 공판을 앞두고 있고, B씨 등 20명의 피해자들은 A씨의 엄벌을 바라고 있다.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트라우마를 쉽게 극복할 순 없겠지만, A씨가 꼭 엄중한 법의 심판을 받으면 좋겠어요.”

    한유진 수습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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