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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1월 2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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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소가 보여준 생존법- 조윤제(경제팀장)

  • 기사입력 : 2020-08-17 20: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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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끼를 밴 소가 폭우에 전남에서 경남까지 무려 60여㎞를 떠내려와 사흘 이상 버티다 극적으로 구조된 일이 알려져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 소는 전남 구례군에서 섬진강을 거쳐 남해군으로 떠내려온 축령 16개월 된 암소다. 지난 11일 구조에 나선 남해군은 탈진한 이 소를 주인에게 인계하기 위해 귀표를 확인해보니 전남 구례에서 기르던 것이 확인됐다. 구조된 소는 다음 날인 12일 오후 주인 품에 무사히 안겼다.

    ▼지난 10일에는 전남 구례읍 양정마을에서 홍수를 피해 지붕 위로 피신한 소들이 구조되기도 했다. 구례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지붕으로 피신한 10여마리의 소가 땅으로 내려오지 못하자 구조에 나섰다. 소방구조대는 소에게 마취총을 쏘고, 크레인에 연결된 구조벨트를 소의 머리·앞발·뒷발에 걸어 들어올려 구조해냈다. 마치 인형뽑기방 인형처럼 크레인에 의해 들려진 소들이 땅으로 내려와 구조된 것이다.

    ▼이 두 건의 일로 인해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말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이 말은 ‘물난리가 났을 때 소는 물살에 몸을 맡기고 유유히 떠내려가면서 조금씩 뭍으로 나가 목숨을 건지게 되고, 힘이 쎈 말은 자신의 힘을 믿고 물살을 거슬러 가려다 힘이 빠져 죽는다’는 것이다. 소와 말의 평소 습생을 볼 때도 소는 우직하고, 느리고, 여유롭다. 말은 빠르고, 거칠고, 용맹하다. 그래서 소는 논과 밭에서, 말은 전쟁터에서 맹활약하는 모양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하루하루 버텨내는 기업이 있고, 더 이상 견디지 못해 쓰러지는 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폭우처럼 쏟아지는, 장마처럼 지리하게 계속되는 코로나19 위기속에서도 이번에 소떼들이 보여준 생존의 철학을 상기한다면 우리 인간이 소보다 못하겠나 싶다. 위기 상황에서 침착하게 시류에 편승하고, 이겨내기 힘든 시련이면 그냥 묻어가다 보면 답이 생긴다는 ‘우생’의 철학. 소가 보여준 이 철학이 더운 여름 뇌리를 강하게 자극한다.

    조윤제(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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