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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코로나19의 역설- 김희진(정치팀 기자)

  • 기사입력 : 2020-05-06 20: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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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절의 여왕 5월 쾌청한 날씨가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던 사람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다. 45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중단 직전인 지난 황금연휴 기간 제주도에만 20만명이 몰렸다. 그동안 주로 집안에 머물며 그리워했던 파란 하늘과 상쾌한 공기를 즐기고 싶었을테다. 올해 봄 하늘이 유독 파랗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그저 기분 탓 만은 아니다. 봄철 대표적 불청객 미세먼지가 지난해보다 비교적 줄었기 때문이다.

    ▼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올해 3월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4㎍/㎥으로 전년 같은기간 47㎍/㎥보다 줄었다.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도 28㎍/㎥에서 21㎍/㎥으로 줄었다. 2018년 12월~2019년 3월 19회나 내려졌던 미세먼지 주의보는 3회로 뚝 떨어진 반면 대기질 상태 ‘좋음’ 일수는 2일에서 28일로 껑충 뛰었다. 올해 1분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일은 경남과 부산, 울산, 대구 등 8개 시·도에서 단 하루도 없었다.

    ▼미세먼지가 줄어든 이유는 바로 ‘코로나19’ 때문이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줄이고 자동차, 발전소, 공장 등이 가동을 멈추거나 줄이면서 나타난 결과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으로, 이른바 ‘코로나19의 역설’로 불린다. 인도 뉴델리 하늘엔 스모그 대신 별자리가 보이고 뭄바이 강가엔 홍학 15만마리가 찾아왔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운하엔 물고기 떼가 춤추고 인적이 끊긴 호주 거리를 캥거루가 질주하는가 하면 영국 도심에는 산양 무리가 나타났다.

    ▼인간이 활동을 통제받자 동물이 자유를 되찾고 자연이 되살아난 역설은 우리를 반성하게 만든다. 일찍이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 감염병이 자주 나타나는 이유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간 위주의 개발을 꼽았다.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증가하면서 감염 위험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제2, 3의 코로나19가 두렵다면 예방수칙 이행과 함께 인간이 무엇을 해야할지 자명하지 않은가.

    김희진(정치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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