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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임을 위한 행진곡- 이학수 뉴미디어부장

  • 기사입력 : 2017-05-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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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년 전 1987년 6월 항쟁 현장에서는 애국가와 아리랑,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이 자주 불렸다. 그중에서도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집회 시작곡으로 애용됐다. 이 노래는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때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1년 전남대 학생이었던 음악인 김종률이 곡을 붙이고, 가사는 재야운동가 백기완의 옥중 장편시 ‘묏비나리’의 일부를 차용해 소설가 황석영이 붙였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노랫말 하나 버릴 것 없고, 부를수록 가슴을 울컥하게 하는 명곡이다. 비극적 패배의 절망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비장한 의지와 용기, 결단을 표현했다. 이 노래는 대표적 민중가요이자 5·18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가 됐다. 이후 줄곧 노동단체 등의 집회현장에서 민중의례를 여는 노래로 자리 잡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정부 기념일로 되면서 2008년까지 기념식에서 제창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탄생 이후 이 노래는 본 행사에서 빠지고 식전 행사에서 합창단이 부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당연히 반발이 일어나면서 기념식은 반쪽이 되었다. 2011년부터 다시 본 행사에 포함됐으나, 제창이 아니라 합창단의 합창에 맞춰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르도록 했다. 기념식에 참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가보훈처장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성장시킨 자랑스런 투쟁의 노래다. 이제는 아시아권 대표 노동가요로 퍼져 나갈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이 합창에서 제창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 당연한 조치로 환영받을 일이다. 아예 이번 기회에 학교에서도 민주주의 교육과 연계해 당당히 이 노래를 가르쳤으면 한다.

    이학수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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