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옆 88m에 소음·악취 공장' 허가 반발
‘꽝꽝’ 소음 학생들 수업 방해… 학부모 등 철회 요구 시청 앞 시위창원시 “교육청과 협의 문제없다”
- 기사입력 : 2016-05-2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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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0시께 창원시청 앞에서 마산가포고 학부모 등이 학교 인근의 공장 허가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산가포고등학교에서 불과 88m 인근에 소음·악취를 유발하는 금속가공공장이 들어서 학습권과 생활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창원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허가를 내줬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학부모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인지 학교장과 교직원까지 반발 시위에 가세했다.
24일 오전 10시께.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40여명의 학부모와 교직원 등이 창원시청 앞에 모여 “어떻게 유해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학교 옆에 들어설 수 있느냐”며 “당장 창원시는 공장 허가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이 창원시청 앞에서 시위를 한 이유는 학교 주변에 들어선 금속가공 공장이 지난 3월 말부터 가동에 들어가면서 금속 도장작업과 탈청(녹 제거) 작업이 빈번하게 발생해 이 과정에 소음과 분진, 악취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와 공장과의 거리는 불과 88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게 학부모측의 주장이다.
학부모들은 올 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지난 3월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관할 구청인 마산합포구청과 창원시 등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시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날 2시간 동안 빗속 시위를 했다.
박경순(50) 비대위원장은 “아들이 이 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수능 준비로 한창 민감한 시기에 ‘꽝꽝’하는 소음이 수업 중에 수차례 발생하고 있다”며 “아직 공장이 완전 가동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정도의 소음과 분진 등이 발생하는데 본격 가동하면 얼마나 심할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들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 학교 교직원들도 적극 동참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시위에는 신종철 가포고 교장과 학교행정실장 등 교직원 다수도 함께했다.
정현주 가포고 행정실장은 “학부모들이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왔다.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 하루빨리 끝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준공업지역으로 공장을 허가받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도장작업이나 탈청작업에서 먼지와 탄화수소가 배출되긴 하지만, 공장이 학교 주변 절대정화구역(50m이내)을 벗어난 곳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관련법의 기준을 충족했고, 교육청과 해당 부서에 협의를 거쳐 내린 결정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고휘훈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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