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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의령 한지·병풍축제 거듭나야- 강태구(사회2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4-09-19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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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군 부림면에서 열리고 있는 한지·병풍축제가 올해로 8회째를 맞았다. 매년 이벤트업체 선정 잡음, 빈약한 내용 등으로 졸속행사라는 언론의 질타를 받고 있어, 지역민이 참여하고 지역을 알리는 진정한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는 한지 패션쇼, 닥종이 인형 만들기 등 행사로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주목을 받으며 자리를 잡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8회째인 올해는 이벤트업체 선정 잡음을 비롯해 부림지역 업체와 타지 업체 간 알력, 축제위의 매끄럽지 못한 운영 등 또 ‘고질병’이 재발했다. 아직까지 이벤트업체조차 선정하지 못해 급기야 축제가 취소되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문제의 시작은 지난달 22일 열린 이벤트업체 선정 설명회. 이날 축제위원 13명이 참석해 투표한 결과 창원의 A업체 7표, 진주의 B업체 5표, C업체가 1표를 각각 얻어 A업체가 우선협상자로 결정됐다. 최다득표한 A업체는 당연히 이벤트를 맡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며칠 후 B업체로부터 우리가 이벤트를 수주하게 됐다는 연락을 받고 축제위 결정의 부당함을 언론, 경찰 등에 진정하기 시작했다. 이에 축제위는 설명회 당일 ‘1위 득표 업체가 곧 계약업체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지만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축제위의 해명대로라면 이날 설명만 하면 되지 굳이 위원들이 투표까지 할 이유가 없다.

    경찰도 진정을 접수하고 최근 1위 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고 조만간 축제위와 2위 업체 관계자도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이 즐겨야 할 축제에 경찰이 조사하는 볼썽사나운 사태까지 온 지금, 행정당국인 군의 관리소홀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

    여기에 일부에서 축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축제위의 운영 능력이 부족하고 잡음이 발생했다고 해서 축제 폐지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 축제는 문화소외 지역인 의령 동부지역(부림·봉수·궁류면)에서 요구해 탄생한 축제다. 따라서 동부지역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투명성 제고, 낭비성 행사 축소 등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올바른 결정이며 순서일 것이다.

    ‘천년을 간다’는 종이 한지, 그 한지의 고향인 의령에서 태동한 한지축제. 지금도 한지와 장판을 생산하는 업체가 이 지역에 건재하고 수도권의 한지 상인 대부분이 의령 출신이어서 이들의 자부심이 크다고 한다. 닥나무 껍질을 수백 번 손질해 만들어지는 우리 고유의 종이인 한지, 그 맥을 이어가려면 한지축제가 중단돼선 안 된다. 한지는 천년의 세월을 버티고, 또 천년을 더 이어 온 우리의 전통이기에.

    강태구 사회2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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