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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람사르환경재단-경남신문 공동기획 '초록기자 세상'] '2013 한·일 학생 제비캠프' 참가 학생 소감문

  • 기사입력 : 2013-08-07 1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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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한·일 여름 학생 제비캠프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2박 3일 일정으로 창원에서 열렸다.

    창원 우산초등학교 운동장과 고성 무지돌이 마을, 마산만 일대에서 열린 제비캠프에는 우산초등학교 4~6학년 학생·교사 등 27명과 일본 이시카와현 8개 소학교 학생·교사 등 26명이 참가했다.

    행사는 한국과 일본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제비캠프를 통해 멸종위기 생물에 대한 탐구활동과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행사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 학생의 소감문을 싣는다.




    “제비가 소중한 추억을 선물했어요”-최은영 초록기자(창원 우산초등학교 4학년)

    일본 초등학생이 처음 왔을 땐 조금 어색했다. 처음엔 샘이 났다. 왜 우리 학교에 왔을까? 어떻게 초대받았을까? 하지만 한 30분 정도 있다가 익숙해지고 친해졌다. 얼굴도 우리나라 얼굴이랑 비슷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같이 있어서 좋았다. 점심을 같이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자기 이름표를 만들고 조를 짰다. 일본 친구들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다음에는 제비 관찰한 것을 발표했다. 우리 학교에서는 6학년 2명이 발표했고 일본 친구들은 많이 발표했다. 일본 친구들은 자기 학교 소개도 했다. 준비할 때 힘들었을 것 같았다. 발표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프레젠테이션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학교 옆 마을에 일본 학생들과 제비둥지를 보러 갔다. 일본 학생들은 되게 신기하게 보는 거 같았다. 선생님께서 일반 제비와 귀제비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우리는 예전에 듣고 알고 있는 제비 이야기지만 다시 들어도 좋았다. 덥고 힘들었지만 다시 제비집을 봐서 좋았다.

    밤에 우리가 직접 친 텐트에서 잠을 잤다. 학교 운동장에 쳐 놓은 텐트가 정말 더웠다. 첫날 밤은 일본 학생들이 농촌체험마을에서 잤다. 그래서 텐트가 남아서 좀 널찍하게 잘 수 있었다. 너무 더웠지만 그나마 나았다. 편하게 잠들 수 있어서 다행이다.

    둘째 날 아침 마산만 바다에 배를 타고 갔다. 바다를 자세히 구경하니까 좋았다. 좀 어지러웠지만 경치가 좋아서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지나가는 배 뒤로 바다 물고기가 튀어오르는 것이 정말 신기했고 바다에서 회오리가 생기는 게 너무 궁금했다. 한번 더 가서 더 자세히 알고 싶다.

    드디어 점심밥을 먹는다. 메뉴는 한일 카레다. 일본 아이들은 일본 카레를 만들고 우리는 한국 카레를 만들어서 함께 먹었다. 일본 카레 색깔은 탕수육 소스 같았다. 오므라이스 맛이다. 한국 카레와 일본 카레가 다르다는 게 신기했다.

    저녁엔 가정방문이다. 우리 집에는 일본 학생 4명과 통역 선생님 한 분이 오셨다. 엄마께서는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다. 그리고 특별요리 체험까지 해주셨다. 일본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밥을 먹으니까 뿌듯했다. 같이 재미있게 놀고 몸짓 발짓 다하고 노는 게 너무 좋았다. 난 이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저녁을 먹고 목욕탕에 다 같이 갔다. 목욕탕 안에서 자유롭게 놀고 개운하게 씻고 나왔다.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목욕하는 것은 처음이다. 왜 이렇게 좋은 기회가 많은 거지? 목욕을 마치고 캠프파이어를 했다. 모닥불을 피우고 춤추고 노래도 불렀다. 잠이 오지 않아서 다혜랑 밤을 새웠다. 잘 놀고 있었는데 소나기가 와서 텐트 안에서 꼼짝도 못했다.

    마지막 날 아침. 일본 학생들이 일본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우리는 롤링 페이퍼를 했다. 같은 조원 5명에게 어떤 것이 좋았다고 적어 주었다. 일본말이 무슨 말인지는 못알아 들었지만 이렇게 편지를 써주니까 좋았다. 작별할 때 하이파이브도 하고 포옹도 했다. 손을 흔들며 보내려니 섭섭했다. 며칠만 더 있으면 좋을 텐데.

    일본은 나쁜 나라고 일본 사람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 보니 우리랑 똑같은 사람이고 어린이였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어린이들이 제비 때문에 참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게 되었다. 흥부에게 박씨 하나 준 것처럼 제비를 열심히 조사한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제비가 선물을 준 것 같다. 만약에 제비가 소원을 들어준다면, 우산초등학교가 폐교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새와 자연 사랑 모두 한마음이었죠”-나카무라 하루히(中村春日)(카가시립야마시로 소학교)


    한국의 초등학생과 교류해서 알게 된 점, 그리고 기쁜 점이 있습니다. 먼저 기쁜 점은 한국의 초등학생이 우리를 친절하게 대해 준 것입니다. 모두 성격이 밝아서 곧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카레라이스를 만들 때, 민지라는 이름을 가진 예쁜 여자아이가 쌀 씻는 방법을 알기 쉽게 알려주었습니다. 민지랑은 곧 친구가 되었습니다. 민지를 포함한 한국의 친구들은 매우 적극적이고 친절하고 밝은 아이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첫째 날, 양국의 발표를 마치고 한국의 초등학생과 제비 조사를 하러 갔습니다. 그때 한국의 선생님이 ‘일본의 제비는 집안에 둥지를 짓지만, 한국에는 집의 처마 아래에 둥지를 지어요’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실제로 마을을 다녀보니 집 안에는 제비둥지가 하나도 없고 전부 집의 처마 밑에 있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한국과 일본의 차이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도 일본과 똑같은 둥지가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지금 사용하고 있지 않은 둥지를 부수지 않고 남겨두었습니다. 일본도 제비가 귀찮은 존재가 되지 않도록 배설물이 떨어져도 괜찮도록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서 둥지를 반드시 남기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일본도 한국도 제비의 둥지를 소중히 하고 있는 점을 알았습니다.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은 평화를 사랑하고 자애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라고 우리가 한국으로 오기 전에 우리의 경남 방문 소식이 실린 지역신문 기사를 보고 의령이 고향인 재일교포 2세가 우리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역을 하는 한국 선생님이 읽어주었습니다. 새와 자연을 사랑하는 한국인과 일본인들이 앞으로도 사이좋게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장소영·울산 청솔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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