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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1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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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베스트·워스트 공무원 뒷말- 전강준(사회2부 부장)

  • 기사입력 : 2013-07-2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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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공무원노조가 베스트와 워스트 공무원을 뽑은 뒤 뒷말이 무성하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합천군지부는 최근 5급 이상 공무원 40명을 대상으로 2013년 존경받는 간부공무원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한 뒤 지난 18일 순위별로 베스트(Best) 공무원 7명을 공무원 내부망을 통해 발표했다.

    워스트(Worst) 공무원으로 선정된 3명은 개인의 명예 등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다. 모두 700여 명의 공무원 중 교육, 휴가 등을 제외한 600여 명 중 263명의 공무원이 투표했다. 50% 이하다.

    베스트든 워스트든 설문에는 각 6가지 항목이 제시됐다.

    베스트에는 비전형, 조직형, 전문성, 청렴도 등이며, 워스트에는 기회주의, 독단 및 비민주형, 하위직 무시형 등 6개 항목이다. 설문자는 베스트 이름을 선택하면 그 사람에 대한 6개 항목 중 대표적인 것을 한두 개 선택해야 한다. 이름 선택 후 항목을 적는 것은 워스트도 마찬가지이다.

    노조는 설문조사 이유를 귀감이 되는 공무원상 정립과 상호존중의 성숙된 조직문화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사무관 한 명에 딸린 많은 공무원들을 생각하면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노조 간부도 비슷한 말을 했다. “상명하복의 문화를 떠나 수직에서 수평의 문화가 필요하며, 간부의 견제장치를 위해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의 기치를 내건 이유처럼 발표의 결과는 순조롭지 않았다. 베스트로 선정된 간부 공무원들도 마음이 편치 않았고, 그 이외의 눈살도 곱지 않다.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공무원들은 “베스트로 뽑힌 사람도 자랑보다는 오히려 겸연쩍어하고, 워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군거림과 뒷말이 많다”고 말했다. 또 “사람의 등급을 결정하는 이 같은 일을 뭐 때문에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이고 있다. 주관적이며, 객관적이지 않다는 말이었다.

    내부전산망에 찬반 댓글이 올라왔다. 비방하지 말라는 좋은 댓글도 올라왔지만 차라리 전체를 공개하든지, 설문조사의 취지 등 난감과 궁금이 주를 이뤘다.

    의도와 취지는 좋지만 뭔가 잘못 됐다는 것이다. 심지어 능력과의 상관관계가 무관하다는 얘기도 있고, 부서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 즉 상관과의 화합(수평) 등을 위한 부서의 취지가 위화감을 조성하는 데 오히려 공신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특히 공노조의 권력화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와 반발이 만만치 않다. 노조는 이 같은 설문조사의 내용을 토대로 호의적인 사람에게 지자체장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어 노조의 권력화에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개된 베스트 공무원뿐만 아니라 공개되지 않은 워스트 공무원까지 이 지역 말단 공무원들이라도 이젠 모두가 알게 됐다. 이에 대해 노조도 일반 공무원들에게 뭔가 설명이 있어야 될 것 같다. 조직문화를 위해 단순히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반대자 등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끔 알기 쉽게 설명해야 한다.

    일을 평가하지 않고, 사람을 평가했다는 것에 대한 의무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이 “도마 위에 올려 칼질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하면 잘못된 것이다. 일단 베스트 공무원에게 축하의 박수를, 워스트 공무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전강준(사회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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