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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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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0) 칠전팔기(七顚八起)- 여러 차례의 실패 후에도 계속 추진한다

  • 기사입력 : 2011-07-12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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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의 많은 일들은 단번에 되는 것은 없다. 모든 발전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흔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는데, 이 말은 의지를 갖고 계속 추진하는 사람에게는 해당될 수 있지만, 한 번 실패했다고 자포자기하는 사람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우리 나라의 평창이, 7월 7일 자정 조금 넘어 국제올핌픽위원회 위원들의 투표로 선정되었다. 세계 200여 개 국가 가운데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대한민국의 평창이 선택되었다는 사실은 정말 감격적인 일이다. 국가와 민족의 큰 경사다. 발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더구나 두 번의 실패 끝에 얻은 수확이라 더욱더 값지다.

    우리나라는 30년 사이에 하계·동계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등 대형 국제경기대회 4개를 다 유치하는 쾌거를 올렸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6번째로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미국도 영국도 이루지 못한 장한 일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의 저력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국민들의 고난을 참고 이겨내는 인내력, 어떤 문제가 생기면 뚫고 나가려는 추진력, 한 가지 일을 보면 전력을 다 투여하는 집중력 등이 결집된 것이다. 평소에는 나라 안에 갖가지 사안을 두고 말이 많고 의견이 갈리고 하지만, 국가적인 대사를 두고는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국민, 여당과 야당, 강원도를 중심으로 한 각 시군, 기업인, 운동선수, 자원봉사자 등등이 다 뭉쳤다. 그래서 마침내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동계올림픽은 단순히 5000여 명의 선수들이 모여 보름 동안 경기를 하는 것만이 아니다. 전 세계 70억 인구의 시선과 생각이 집중된다. 남은 7년의 준비기간 동안 계속 전 세계 사람들의 화제가 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 사회적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잘만 하면 우리나라가 인류문명사에 큰 획을 긋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88서울올림픽 때문에 우리나라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이었지만,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이 붕괴되게 됐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가속화된 것도 사실은 우리나라 올림픽 때문이었다. 중국 국민들은 못살면서도 ‘공산주의를 해서 잘산다’는 공산당 지도자들의 말만 믿고 생활에 별 불만이 없었는데, 텔레비전에서 비쳐지는 서울 등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고 한다. 서울올림픽 하기 전에는 조선인민공화국만 있는 줄 알았지, 대한민국이 있는 줄을 몰랐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라는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안 되고, 동계올림픽을 잘 치러서 세계 올림픽 역사상 가장 잘 준비되고 잘 관리된 올림픽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이제 우리가 세계의 중심국가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이 기회를 십분 잘 활용해야 되겠다.

    만약 처음 유치 노력을 했던 1999년에 성공했다면, 우리가 혹 자만심이 생길 수도 있었을 텐데, 두 번의 쓴 맛을 봤기 때문에 우리는 더욱더 성숙하고 겸손하게 됐다.

    ‘평창(平昌)’이라는 강원도의 산골 고을이 세계인들의 집중 조명을 받게 되었다. 아득한 옛날에 우리 조상님들이 이름을 지었겠지만, 이름을 참 잘 지은 것 같다.‘평화롭고 창성한 고을’ 평창이 ‘평화롭고 창성한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 바탕이 되어 간다. 나아가 전 세계가 ‘평화롭고 창성하게 되도록 역할’을 크게 할 것으로 믿는다.

    * 七 : 일곱 칠. * 顚 : 엎어질 전.

    * 八 : 여덟 팔. * 起 : 일어날 기.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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