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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기업인들이여, 초심으로 돌아가자-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

  • 기사입력 : 2011-01-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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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묘년(辛卯年) 새해, 한국의 기업인들은 과연 어디에 서 있는가.

    나라가 초미의 긴장상태를 가까스로 넘긴 지난해를 기점으로 안도의 숨을 돌리긴 했다. 그러나 그 사이, 우리는 외침의 불안과 공포 속에 억눌리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심각하고 무서운 현실에 직면해야만 했다.

    문화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현실의 가치도 달랐던 내부의 갈등과 국론 분열이 그것이었다. 문화의 온갖 위대한 시대를 거쳐 왔지만 자칫하면 몰락을 자초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했던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 새해 첫 경구(警句)로 떠오르는 말이 ‘맹자의 자멸론(自滅論)’이었다. 이 시대가 반증하는 인과적 관계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재앙은 인간의 노력과 지혜로써 최소화시킬 수는 있다. 그렇지만 자신의 내부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재앙은 하늘인들 돌이킬 방법이 없다.”

    그렇다. 외부적 재앙이 아무리 가혹하다 할지라도 인간은 극복의 의지가 있는 한 내일을 기약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재앙은 하늘인들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내가 바라는 우리 기업들의 자세에 있어서 초심(初心)을 강조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날, 우리는 불모의 사각지대에서 창업과 성장의 산과 대하(大河)를 일구어 왔다. 자원도 없고, 국토도 좁고, 거기에다 외침에 노출된 주변국의 대치상황은 현대의 국제정치경제사상 최악의 상황이나 다름없었다.

    여기에 민족의 문화를 재건하는 동력을 쏟아부은 주인공은 바로 기업이었다. 천부적으로 물려받은 손재주 하나를 바탕으로 섬세한 가발을 만들어 수출정신의 물꼬를 틀었고, 간호원과 광부들을 서독에 파견하여 그 소중했던 황금의 외화를 조금씩 벌어 들여오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 지역의 수출자유지역, 한일합섬 등의 눈물어린 산업화의 성과를 기억하는가? 수출 1억달러 시대의 신화를 쌓아 전 국민을 환호하게 만들었던 풍운의 역사를 기억하는가? 근로 정신과 기업가 정신이 일심동체가 되어 이 좁은 국토에서 만리장성을 쌓았던 위업을 잊었는가 말이다.

    특히 무에서 유를 창조한 우리의 1세대 기업인들을 기억해야 한다. 제철소 고로는 구경조차 못한 여건에서 세계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POSCO 신화를 이룩한 박태준 명예회장, 조선소 기지도 없이 거북선이 그려진 지폐 한 장을 들고 수주를 받아온 정주영 현대중공업 창업자, 미래 성장동력을 예측하여 오늘날 반도체를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IT강국 반열에 올린 이병철 회장의 식견과 혜안을 본받아야 하겠다.

    살림이 조금 나아졌다고, 대한민국이 세계 경제대국 반열에 들었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요소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줄 안다. 냉엄한 국제환경이 또 우리를 내버려둘 리가 만무하다.

    이러한 위기 속이지만 우리 창원지역은 어느 곳보다 절호의 기회를 부여받고 있음도 사실이다. 통합시라는 국내 최초의 도약의 시대를 약속 받고 있음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이 시대를 보다 지혜롭게 활용한다면, 기업인들의 정신을 보다 초심으로 모은다면, 명품도시 명품기업의 새로운 걸작을 창출할 수 있음을 서로 확인하고 격려하자.

    기업인들이여, 초심으로 돌아가자. 가장 평범한 사람이 가장 비범한 힘을 발휘하여 만리장성을 쌓았던 그 초심의 기업의 고향으로 돌아가자.

    새해 벽두에 서서 신영복의 ‘처음처럼’의 시구 마지막을 이렇게 외워 본다.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 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최충경(창원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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