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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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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금배지의 가격은 얼마?

TV드라마 영향, 국회의원 금배지 관심도 높아져

  • 기사입력 : 2010-12-27 07: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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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정치를 소재로 다룬 TV 드라마가 연이어 방송되면서 국회의원의 상징인 금배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회의원의 왼쪽 가슴에 부착돼 막강한 권력을 상징하고 있지만 금배지의 실제 가격은 예상밖으로 싸다.

    18대 국회를 기준으로 금배지의 가격은 나사형이 1만9500원, 옷핀형은 2만5000원이다.

    금배지를 가슴에 달기까지 각종 권력의 암투와 음모 속에서 인생역경을 감내해야 하는 드라마 속의 장면을 상상했다면 그 가격에 놀랄 지도 모른다.

    금배지의 가격이 생각만큼 높지 않은 이유는 겨우 6g 정도인데다 순은에 겉만 도금을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 금배지는 만드는 방법도 법대로!

    금배지의 뒷면은 1번부터 299번까지 숫자가 새겨져 있어, 국회의원들은 당선 이후 등록 순서대로 금배지를 배부 받게 된다.

    금배지의 규격도 법으로 정해져 있다.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7조가 금배지의 크기와 형태에 관한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금배지는 지름 1.6cm 원판 안에 새겨진 무궁화 모양인데 가운데에는 양각으로 한자 '國(국)'이 새겨져 있다.

    바탕색은 자주색이고 무궁화 꽃모양은 금색, 꽃 안의 글자 배경은 흰색이다.

    금배지의 형태와 규격만 법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 패용 방법까지 법에 나와 있다.

    '국회기 및 국회배지 등에 관한 규칙' 제9조는 "국회배지는 좌측 옷깃에 패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렇게 엄격한 기준 탓에 국회 사무처는 금배지의 제작과정과 완성본의 정확한 규격을 사전에 점검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D산업이라는 배지 전문제작 업체가 지난 10대 국회부터 20년 넘게 국회의원의 금배지를 전문 제작해왔다.

    ◇ 금배지를 잃어버리면 어떻게 될까?

    금배지를 순금이 아닌 은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전두환 정권 때인 1981년 11대 국회 때부터였다.

    금배지가 금이 아니라는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과거에는 금배지가 절도범들의 주요 타깃이 됐다.

    지난 2002년 9월 이재오 특임장관의 자택에 도둑이 들어 현금 1000만원과 함께 평소 달고 다니지 않던 금배지 2개가 도난당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경우에는 금배지를 잃어버린 사유를 국회에 신고하고 다시 받을 수 있다.

    국회 본청의 총무과를 방문, 의원 인장을 보여주고 금배지의 값을 현금(나사형 1만9500원, 옷핀형 2만5000원)으로 지불하면 된다.

    ◇ "우리는 금배지를 안 답니다"

    국회의원이라고 모두 금배지를 달고 다니는 것은 아니다.

    17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 김용갑 전 의원이 금배지를 일재 잔재라고 규정, 제작을 중단하자는 주장을 펴 눈길을 끌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전 대표도 "한자가 아닌 한글이 새겨진 배지를 달라"며 배지 착용을 거부했던 적이 있었다.

    16대 국회 때는 사회적으로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널리 확산되면서 금배지 대신 3개의 빨간 열매와 녹색 줄기로 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상징물인 '사랑의 열매'를 다는 것이 유행처럼 번졌다.

    18대 국회에서도 금배지 대신 사랑의 열매를 달고 다니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국회로 출근할 때만 금배지를 달고 국회를 나갈 때는 배지도 함께 떼 놓는다는 의원들도 많다.

    한나라당 진영·신지호 의원 등은 국회 안팎 모두에서 금배지를 달지 않기로 유명하다.

    진 의원의 측근은 "얼굴이 덜 알려졌던 초선 시절에는 배지를 달지 않아 불이익을 당한 적도 많았다"며 "귀한 행사에 초대돼 참석했는데도 행사 진행요원이 지정석이 아닌 뒷자리에 앉히는 경우가 다반사였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은 금배지 대신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다닌다.

    윤 의원은 "특별한 이유는 없고 대한민국과 태극기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그의 측근은 "애국심이 전부가 아니라, 약자를 대변하는 자리가 국회의원인데 그 역할을 해내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굳이 권위의 상징인 금배지를 달고 다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원래 밖에서는 배지를 잘 달지 않고 국회 안에서만 달고 다녔지만, 요즘에는 달고 다니는 게 더욱 신경 쓰인다"며 "국회가 국민들에게 자꾸 안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기 때문에 배지를 달기가 창피스러울 지경"이라고 털어놨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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