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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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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사장, KBS 나가달라" 파문

추적 60분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불방

  • 기사입력 : 2010-12-10 08: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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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가 8일로 예정됐던 ‘추적 60분-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 방송을 보류했다. 제작진과 KBS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적60분’ 팀의 PD가 9일 사내 게시판에 김인규 KBS 사장(60)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글을 쓴 사람은 2008년 입사한 김범수 PD(31)다.

    김 PD는 “김인규 선배님, 안녕하십니까?”라고 운을 뗀 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배님을 선배님이라 부르겠다”고 적었다.

    이어 8일 ‘추적60분’ 대신 자연 다큐멘터리가 나간 것을 지적하면서 “입사 이래 KBS에서 반상식적인 일을 참 많이 겪었지만 어제의 불방은 가장 폭력적인 것이었다”며 “(김인규)선배님에게는 그냥 단순히 한 프로그램의 불방이었는지 몰라도, 내게는 참으로 아프고 참담한 불방이었다”고 토로했다.

    김 PD는 “지난 7일 방송 보류니 연기니 하는 이야기를 처음 듣고 방송을 낼 것이라면 굳이 한 주를 연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아해 했다”며 “8일 여당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를 대비해 야당 의원들이 국회 중앙홀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접했고, ‘추적60분’의 방송 당일인 9일 국회에서 4대강 예산안과 친수법이 날치기 통과됐다. ‘추적60분’의 불방 명분은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재판에 관한 사항이 얼마나 많이 보도되는지를 볼 때 선배님이 걱정했던 것은 아마도 ‘추적60분’이 혹시 여당과 4대강 사업에 대한 비판 여론에 기름을 끼얹을까 그게 걱정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선배님은 누구의 특보도, 어느 당 당원도 아닌 공영방송 사장”이라면서 “비판 여론에 대한 걱정은 여당의 몫이지 공영방송의 사장이 고민할 일이 아닌데도 불방 결정을 내린 것은 너무나 정치적인 결정이었고, ‘추적60분’ 제작진은 영문도 모른 채 여당 날치기 통과의 공범이 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을 통해 불방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은 월요일(7일)인데 이날까지는 한나라당이 날치기를 기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고, 민주당이 날치기를 우려해 국회 로텐더홀을 점령한 것도 화요일(8일) 밤”이라며 “그 어떤 언론도 몰랐고, 심지어 민주당조차도 모르고 있었던 일을 선배님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여당과 일정을 논의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 PD는 김 사장이 취임사에서 ‘일부에서KBS를 장악하러 왔다고 주장하지만 양심을 걸고 말하지만 KBS를 정치권력, 자본권력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 왔다. 대선캠프에 있었다고 해서 현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정부 입맛에 맞게 방송을 마음대로 만들고 방송을 좌지우지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함께 현장에서 뛰었던 후배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더욱이 그런 일이 지금 가능한가? 공영방송을 위해 투쟁해온 자랑스러운 KBS 후배들의 눈동자가 이렇게 저를 지켜보고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한 사실을 거론하며 “참을 수가 없어서 말한다. 김인규 선배님, 그만 KBS에서 나가달라. 부탁드린다. 제 생각에 선배님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 그만 물러나 달라”며 글을 마쳤다.

    KBS본부에 따르면 이 글은 사측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KBS 사내 규정에 의하면 사내 게시판에 올라온 글은 이해 관계자의 요구가 있을 경우 삭제될 수 있다.

    KBS본부 김우진 홍보국장(38)은 “오늘 오전에도 정문 앞에서 피킷 시위를 했으나 김 사장은 만나지 못했다”며 “‘추적 60분’의 ‘사업권 회수 논란, 4대강의 쟁점은?’편의 불방에 대한 사장의 사과, 책임자 문책, 조속한 방송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PD도 KBS본부 소속이다. /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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