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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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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농구, 막장으로 시작해서 막장으로 끝났다

이해불가 편파판정, 중국에 64-70로 패해 은메달

  • 기사입력 : 2010-11-26 08: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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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장드라마로 시작했던 여자농구가 마지막도 막장으로 장식했다.

    임달식 감독(46)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광저우 국제스포츠아레나에서 벌어진 중국과의 광저우아시안게임 농구 결승전에서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편파판정 속에 64-70으로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 여자농구대표팀이지만 마음먹고 휘슬을 불어대는 심판을 극복할 순 없었다. 특히 종료 9초를 남겨두고 이미선에게 반칙을 선언한 심판의 모습은 39분51초를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주체가 달랐지만 시작과 끝이 개운치 않은 여자 농구다.

    여자농구대표팀은 대표팀 소집 당시부터 잡음을 일으켰다. 일부 구단들이 '왜 상위권 팀보다 하위권 팀에서 더 많은 대표선수를 뽑느냐'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며 선수 차출을 거부했다.

    반쪽 상태로 훈련을 시작했지만 제대로 될 리 만무했다. 그나마 소집에 응한 선수들의 얼굴에서 웃음 찾아보기 힘들었고 코칭스태프 역시 마찬가지였다.

    기어이 전지훈련 철수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차출을 거부했던 일부 구단들은 '급한 불 끄는' 식으로 뒤늦게 소집에 응했다. 심지어 김지윤(34. 신세계)은 광저우로 출국하는 순간까지 합류하지 못하다가 홀로 광저우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농구를 대표한다는 대한농구협회와 여자 농구를 대표한다는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이 한 일은 별로 없다. 중심을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끌려 다니며 사태만 키웠다.

    농구협회와 KBL이 공조체제를 견고히 하기 위해 국가대표팀협의회를 조직하고 미국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던 남자 대표팀과는 한참 달랐다.

    그래도 태극낭자들은 다부지게 위기를 헤쳐 나갔고 광저우에서 하루하루 기적의 일기를 썼다. 하은주(27. 신한은행)는 발목 부상을 당해 정상적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했다.

    4년 전, 노메달의 수모를 씻기 위해 그토록 고대하던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끝도 시작을 닮았다.

    결승전의 주연은 심판. 64-66으로 턱 밑까지 따라붙은 종료 9초 전, 이미선이 볼만 건드리는 완벽한 스틸을 성공했지만 심판은 가차 없이 휘슬을 불었다. 중국에 금메달을 주겠다는 의지가 단호했다.

    결과론적으로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준비한 약 1개월 동안 여자농구는 안에서 터지고 밖에서도 터진 꼴이 됐지만 잘 싸웠다.

    4년 뒤 아시안게임은 인천에서 열린다. 단, 앞으로도 여자농구가 여전히 찬밥 취급을 받지 않을지 불안할 뿐이다./new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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