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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 통합시 이름 ‘가고파시’는 어떤가- 황정덕(진해·웅천향토문화연구회장)

  • 기사입력 : 2009-12-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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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마산·진해의 3개 시가 통합이 된다 하니 그 새 이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낙 어려운 일이라 우선 ‘창원마산진해시’로 부르자, ‘마창진시’로 부르자고도 한다. 3개 시가 모두 우리 이름이 부각되는 것이었으면 생각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기보다 아예 3개 시와 관련이 없는 듯하면서 공통성이 있는 이름이 있다면 그렇게 이름 짓는 것이 좋을 것이다.

    새 이름을 짓는 원칙을 내세워 본다면 첫째, 우리말로서 바르고 고운 말이어야 한다. 둘째, 소리 내기 쉽고 쓰기도 쉬워야 한다. 셋째, 관광객의 유인성이 있어야 한다. 넷째, 외국인도 소리 내기 쉽고, 뜻을 쉽게 알 수 있는 국제성이 있어야 한다.

    첫째, ‘가고파’는 우리 얼이 담긴 바르고 고운 말이니 더할 나위 없다.

    둘째, ‘가고파’는 소리내기 쉽고, 쓰기도 쉽다. 받침이 있거나 한자어라면 발음도 어려운 점이 있으나 그렇지 않아 적격이라 할 것이다.

    셋째, ‘가고파’는 ‘가고 싶다’ ‘가고 싶어’의 축약어라 그 말에서 유인성(誘引性)이 있다.

    넷째, ‘가고파’는 외국 사람도 소리내기 쉽고, 표기도 ‘Gagopa’로 쉽다. 나폴리(Napoli)라고 하면 그 뜻이 어떠하든 그 이름에서 그곳이 아름다운 경관을 느끼게 하는 친근감이 있다. 요즈음의 땅이름은 세계화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혹 이 이름으로 한다면 노산 이은상 시인이 마산을 두고 지었다 하여 타 지역에서 거부 반응을 나타낼 수도 있다. 이것은 너무 답답한 소견이다. 창원도 진해도 다 바다를 끼고 있다. 설사 바다와 떨어져 있다 해도 창작 동기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 어감에서 지역을 초월하여 느낄 수 있는 향수가 있고, 친근감이 있다.

    창원지역에서는 과거에 마산지역이나 진해지역이 창원군 관하였던 때가 있었다 하여 ‘창원시’로 통합 명칭으로 하자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하나 이는 도약을 목표로 하는 3시 통합을 제자리에 주저앉히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우견이라 할 만하다.

    3개 시 통합에서 일제의 잔재로 남은 이름을 없애는 일도 해야 한다.

    진해(鎭海)란 이름은 일제의 해군에서 침략적 해군 병참기지를 둘 때 웅천군 웅중면(熊中面, 현 진해시 행암동에서 여좌동 일부까지로 추정)과 웅서면(熊西面, 여좌동에서 고산을 넘어 현 창원시 삼귀동·양곡동 등 상당한 북쪽) 가운데 고산 줄기를 경계로 ‘鎭海面’으로 획정해 군항으로 하면서 붙인 것이다. 때는 1912년 1월 1일부터 시행됐다. 군항시설 공사가 잘 진전되어 가고 있는 때를 택하여 행정 개편을 했다.

    이런 이름은 광복 직후 먼저 고쳐야 하는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잘못된 지명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부끄러운 곳이 진해라 해야 할 정도이다.

    가령 ‘가고파시’로 이름이 붙여질 때, 진해시는 ‘가고파시 웅천구’(熊川區)로 해야 주체성이 있고, 역사성을 살리게 된다.

    황정덕(진해·웅천향토문화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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