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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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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수곡농협 송호연씨

시골 농협 직원 보이스피싱 막았다
휴대전화 통화하며 송금하는 노인 보고 금융사기 직감

  • 기사입력 : 2009-04-30 16: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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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공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 시골 농협직원이 발빠른 대응으로 보이스 피싱범인을 검거하는 데 일조해 화제다.

    진주시 수곡면 수곡농협 농자재관리센터에 근무하는 송호연(43) 팀장이 주인공.

    송 팀장은 지난 25일 토요일 오전 9시30분께 농협 365코너에서 이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있는 유모(67)씨가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며 현금 인출기 앞에서 돈을 송금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송 팀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탓에 다가가 “무슨 일이냐”고 묻자, 유씨는 “아침에 우체국에서 전화가 왔는데 보안카드 설치 및 금융기관에 있는 돈을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전화를 받고 시키는 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은 송 팀장은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이라는 것을 알고 유씨의 전화를 빼앗아 통화를 끊어버렸다.

    이어 그는 농협 콜센터와 경찰에 곧바로 신고를 했다.

    그러나 송 팀장이 이 같은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을 때는 유씨가 이미 계좌이체를 통해 3000만원을 송금한 뒤였다.

    그는 “금융기관의 1일 송금 한도금액이 3000만원으로 정해져 더 이상 송금이 안됐다”며 “이날 유씨도 통장에 돈이 이보다 많이 있었는데 다행히 한도금액이 정해져 더 이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얼마 전에도 이 같은 보이스피싱을 여러 차례 예방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는 시골 농협의 특성상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근무를 하는데 얼마 전에도 이 마을에 사는 농민이 자신에게 찾아와 우체국에서 전화가 왔는데 돈을 이체해야 한다는 말을 해, 보이스피싱이란 것을 알고 농민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한 후 집으로 돌려 보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적이 있다고 했다.

    송 팀장은 “보이스피싱은 주로 토요일에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임을 알고 콜센터나 경찰에 신고할 경우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송 팀장의 신고를 받은 진주경찰서 112센터 민건규 경위는 거래은행 관할 경찰서인 경기도 광명경찰서에 공조수사를 의뢰, 이날 광명시 철산3동 기업은행 철산역 등 인근 현금지급기 3개소에서 돈을 인출하려던 대만인 박모(36)씨 등 3명을 검거하는 쾌거를 올렸다.

    정경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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