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금요칼럼] 창원대-진주교대 ‘통합논의’에 바란다 - 박동철 (논설고문)

  • 기사입력 : 2008-07-18 00:00:00
  •   
  • 국립대학은 값싼 등록금을 상징한다. 농촌과 도시를 불문하고 공부를 잘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대학입시생에게 ‘국립대학 합격’은 꿈이다.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발전하면서 특히 가난하고 공부 잘하는 농촌 학생들에게 ‘국립대학 합격’이 성공의 통로가 되었다. 70·80년대까지 농촌에서 자녀 대학 보내기가 극히 어려웠을 때 국립대학에 합격하면 살림 밑천인 논과 소를 팔아서라도 자녀를 대학에 보냈다. 지금은 자녀 대학 보내는 일이 보편화되었지만 그래도 국립대학이라면 값싼 등록금 때문에 학부모의 관심을 끈다. 이것이 국립대학의 시장 경쟁력이다.

    그러나 이제 대학의 세상이 바뀌고 있다. 대학이 새로운 경쟁시대에서 살아나고 대학답게 발전할 수 있는 혁신과 개혁의 발전 프로그램 없이는 국립이든 사립이든 학생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대학의 수요자 학생은 대학의 경쟁력, 즉 대학의 교육 비전이 없는 캠퍼스를 선택하지 않는 현실이 오늘의 대학 트렌드가 되었기 때문이다.

    각 대학들이 혁신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부분 한국의 사립대학들은 내부적 경쟁 평가와 학교발전기금 모금 등의 혁신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대학 간 전쟁 차원의 경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청소년들에게 청운의 꿈으로 상징되었던 대부분 국립대학들은 ‘가장 개혁이 느린 현장’으로 평가되면서 침체에 빠지는 듯하다. 국립대 개혁의 첫걸음인 대학 통폐합을 보면 대부분 말만 무성하고 성과 없는 현안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경남지역에서 국립 창원대와 진주 경상대가 지난 2003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며 추진됐던 ‘대통합’이 무산됐다. 당초 양교의 대통합에 기대가 컸다. 경남지역에 국제적 위상의 국립대학이 생겨난다는 기대였다. 그러나 경남도민들에게 실망만 안겨 줬다. 반면 국립 부산대학은 밀양대학을 흡수 통합하여 수천억원을 지원받고 한의전문대학원까지 유치하는 발전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국립대학들의 개혁 1순위가 대학 간 통합이라는 점은 2010년부터 우리 사회 대학 수요자인 학생들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분명한 시장 전망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학이 곧 국가 비전을 만드는 현장이 되려면 대학이 대학다운 질적인 성장이 있어야 한다는 절대적인 명제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또다시 국립 창원대와 진주교육대가 통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지난 2006년 창원대 경상대의 통합이 무산된 후 2년 만에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교육대학과의 통합을 추진한다는 얘기다. ‘또 교수들의 쇼다’라는 따가운 시선이 일고 있는 가운데서도 현실적인 당위성이 앞서고 있다. 이번에 부상한 진주교육대와의 통합론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논거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양 대학의 총장이 새롭게 출범했으며 경상대도 이에 합세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곧바로 국립대학 통합에 대학 간 경쟁 분위기가 일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점은 이명박 정부의 대학 자율화 정책에 통합적 대학 경쟁력에 따라 재정지원 방식이 결정되는 정책에 목을 매달 수밖에 없다는 점도 있다. 어쩌면 이번 국립대 통합 흐름에 낙오되면 천추의 한을 남길 수도 있을 가능성이 있다.

    남은 문제는 어느 대학이 통합에 앞장서 주도하느냐 하는 것이다. 경남지역에서는 국립대 통합을 가장 먼저 제안했던 창원대가 이번에 ‘통합의 끝내기’를 하길 바란다. 창원대는 두 번이나 통합론을 제시하고 무산시켜 도민들을 실망시켰기 때문이다. 모든 여건은 창원대가 우선이라고 볼 수 있다. 창원 마산과 김해 부산권까지 대학교육의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여건을 안고 있다. 그리고 넓은 캠퍼스에 경남지역 통합국립대의 산실로서 기능과 역할을 할 수 있다. 창원대가 ‘국립대 통합’이란 감동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내길 바란다. 그래야만 창원대가 살아남을 수 있다.

    금요칼럼

    박 동 철 논설고문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박동철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