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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공장이 400만원대라, 부지난 해결책 찾자 - 조용호(논설위원)

  • 기사입력 : 2008-04-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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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4월 중순이었으니 꼭 2년 전이다. 창원 성주동 구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부지 23만여㎡, 12개 필지 분양에 무려 337개 업체가 몰렸다. 3300㎡이하 적은 면적인 6개 필지에만 280개 업체가 신청했으니 46대 1의 경쟁률이었다. 덩치가 큰 면적은 다소 경쟁률이 낮았으나 분양받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당시 3.3㎡당 분양가가 98만원이었고, 창원지역 공장부지 가격은 200만원대 이상이어서 ‘로또 당첨’이라는 말이 나돌았다.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창원지역의 공장부지난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나대지는 3.3㎡당 200만~250만원, 공장 건물을 포함한 공장가는 400만원대까지 이르고 있다. 이 가격이면 웬만한 아파트도 구입할 수 있다. 물론 싼 것은 250만원대로 크게 떨어진다. 요즘은 매기가 없어 30만~40만원까지 빠지고 있다고 한다.

    공장부지난은 지난 16일 개최된 ‘창원 기업사랑 경제대토론회’ 에서도 중요 이슈로 등장했다. 발제자나 토론자, 참석자들 모두가 한결같이 부지난을 호소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한 CEO는 이렇게 말했다. ‘창원대 안 여유부지에 30층 규모의 R&D(연구개발)센터 건립을 검토해볼 수 없는가, 산·학·연 연계 등 여러 효과가 있을 것이다. 공장 지하에 주차장을 짓는 회사에 창원시에서는 인센티브를 줄 용의는 없는가.’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문제제기인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창원국가산업단지 장기발전 전략 심포지엄에서도 공장부지난은 거론되었다. 그때도 공장 400만원대 이야기가 나왔으며, 대안으로 나온 아파트형 공장 도입문제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창원지역 공장부지난은 창원지역의 기업환경이 좋다는 역설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시설과 물류, 교통, 행정지원 등 인프라가 좋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입주업체는 나가지 않으려 하고, 입주하려는 업체는 많은 것이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니 땅은 귀해지고, 값은 올라가게 마련이다. 2001년 이후 6년간 연평균 공장신설의 경우 창원은 10개로 경남의 660개, 전국의 4430개에 훨씬 뒤떨어진다는 통계도 유치노력 부족보다는 입주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공단내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들이 떠나려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경북 구미로 간 LG필립스디스플레이 공장에 이어, (주)한화가 2월말 대구로 이전해갔다. 팔룡동에 있는 (주)KPE, 남산동의 동양물산(주)도 이전 채비를 하고 있다. 떠나면서 부지를 어떻게 정리하는지는 회사별 문제이지만, 창원시는 이참에 공단 전체의 유휴부지를 한번 점검해봤으면 한다. 창원시는 2년전 대기업의 유휴부지 매입을 강구하고, 유휴부지 조사도 했었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기업들의 이전 움직임이 있으니 다시 한번 조사하면서, 효율적 활용여부도 알아보면 좋을 것이다. 이와 함께 공장 지하주차장과 같은 효율적 활용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연말 착공 예정인 47만㎡ 규모의 대산지방산업단지가 2~3년 후 완공되면 부지난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창원시는 보고 있다. 또한 북면 배드타운 조성에 따른 공장입지도 가능해지고, 신지식기반형의 ‘2020 비전’ 도시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의 부지를 효율적·다용도로 아껴쓰면서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전체 수급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창원시가 전국 처음으로 실시한 기업사랑운동은 올해로써 5회째이다. 축제기간 중 시청 앞 원형광장을 둘러싼 많은 기업들의 간판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고도성장의 모델인 창원산업단지, 입주기업 1773개사, 연생산 38조원, 연수출 175억달러, 고용인원 7만8000명이다. 창원산업단지의 항구적 성장을 위해서는 구조 고도화등 여러 조치가 필요하지만 당장의 현안은 공장부지이다. 해결책을 찾아보자.

    조 용 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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