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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천인합일(天人合一)-하늘과 사람은 하나로 합쳐져 있다

  • 기사입력 : 2008-02-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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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들이 자라는 나무나 풀을 보면서 “저 나무나 풀은 땅이 없으면 뿌리를 내리지 못할 것이고, 하늘에서 햇빛이나 비를 내리지 않으면 자라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동양의 전통사상에서 하늘[天]과 땅[地]과 사람[人]을 합쳐서 ‘삼재(三才 : 세 가지 근본 재료)’라고 이야기해 왔는데, 오늘날 사람들은 별로 실감나게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는 인공위성을 타고 우주공간으로 올라가는 정도이니, 전통적으로 우리 조상들이 생각하는 하늘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옛날 사람들이 생각하는 ‘하늘’은 오늘날의 말로 하면 ‘우주(宇宙)’나, ‘자연(自然)’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 사람들은 자연과 인간을 대립적으로 생각하여 자연을 이용하고 정복하고 나아가 자연을 파괴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산업화가 먼저 되어 소득이 높아지고 잘살게 되었다. 잘살지 못하는 나라에서는 선진국이라고 부러워하게 되었다.

    동양에서는 자연과 사람이 하나라고 생각하여 자연을 숭배하고 존경하고 사랑하였다. 우리 조상들은 흙 한 삽도 마음대로 파지 않았고, 나무 하나도 함부로 베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산업화는 좀 늦어 잘살지 못하게 되었고, 잘사는 서양을 부러워하게 되어 근대화,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서양을 따라잡으려고 무척 노력하였다. 그 결과 소득이 높아져 어느 정도 풍족하게 살게는 되었지만, 잘 보존되어 오던 자연이 파괴되어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올해 1월 10일 경부터 중남부 지역에 근 한달간 눈이 계속 내렸다. 보통 양자강 이남은 눈이 내리지 않고 얼음도 잘 얼지 않는데, 계속 영하의 상태에서 눈이 내렸다. 습기가 많은 지역에서 영하 2도 내지 5도 정도에서 계속 눈이 내리니, 눈이 얼음으로 변하여 고속도로와 국도가 다 막혔고, 전기로 다니는 기차도 다니지 못하고, 비행기도 뜨지 못했다.

    많은 습기가 고드름으로 변하여 나중에는 고드름이 서까래만 하게 되어 그 무게에 전선이 다 끊어지고, 고압철탑이 부러져 곳곳에 정전이 되었다. 정전이 되니 수돗물도 공급되지 못했다. 현대생활에서 전기와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으면 모든 생활이 완전히 마비가 되어버린다. 석탄을 운송하지 못하여 화력발전소도 가동을 중단할 위기에 처하였다. 게다가 설이 되어 귀향하려고 나섰던 사람들이 길에서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는데, 광주역(廣州驛)에는 40만명이 보름 가까이 정체되어 있었으니, 그들을 먹이고 재우고 하려니, 완전히 난리상태였다. 이재민이 1억명이고, 재산 손실이 6조원 이상이라고 한다.

    이런 기상이변이 왜 오는 것일까? 양자강 중상류인 삼협(三峽)에 압록강 수풍발전소의 40배 되는 삼협댐을 막아서 그렇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고, 중국 동남부에 밀집되어 있는 공장에서 오염된 열기를 하늘로 보내어 북쪽에서 불어온 찬 기류와 만나 눈이 많이 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아무튼 자연을 파괴한 대가가 얼마나 가혹한가를 절감하게 해 준 일이었다. 환경개선에 주의하고 자연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지 않으면 자연이 인간에게 어떤 재해를 가져다 줄지 아무도 모른다. ‘사람은 자연과 하나’라는 동양의 사상이 얼마나 선견지명이 있는 차원 높은 사상인지를 알겠다. 중국의 자연재해를 보고, 우리 나라에서도 미리미리 대비해야 하겠다.

    *天 : 하늘 천. *人 : 사람 인. *合 : 합할 합.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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