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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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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설대목 `활기'

저렴하고 좋은 상품으로 승부 ‘설 특수’ 기대

  • 기사입력 : 2008-02-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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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설명]  설을 앞두고 마산 어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제수용 생선을 고르고 있다. /성민건 수습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도내 전역이 설맞이로 분주한 가운데 재래시장이 설특수에 들어갔다.

    경남에서 제일 큰 마산어시장을 비롯한 도내 곳곳의 재래시장은 백화점과 대형마트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손님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설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는 준비하지 않았다. 다만 저렴하고 좋은 상품들로 승부하는 게 이번 재래시장 설의 특징.

    언제까지 손님들에게 ‘재래시장을 이용해달라’고 읍소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쟁력 또한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도 재래시장 특유의 품목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실태다.

     

    [사진설명]  마산 어시장을 찾은 한 시민이 설 제수용 과일을 사고 있다. /성민건 수습기자/

    마산어시장

    제수용품 구입 손님 ‘북적’

    수산물은 역시 마산어시장이다.

    어시장의 저렴하고 싱싱한 수산물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측에서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음을 인정한 경우이다. 가공·인건비가 많이 드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측으로서는 같은 제품의 가격면에서 손을 들 수밖에.

    물론 백화점이나 대형할인마트 등이 쇼핑하기에 편리성은 있지만 재래시장은 많게는 몇 십만원의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점에서 이래저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설을 4일 앞둔 3일 마산어시장은 제수용품을 마련하려는 인파로 붐볐다. 참 오랜만에 활기찬 모습이다.

    그동안 재래시장의 침체된 분위기가 어시장에도 반영돼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았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최근 언론을 통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다는 홍보도 한몫 거들었지만 제수용 생선 장만은 역시 어시장이 제격.

    차례상에 올릴 돔, 민어 등 고기를 장만하는 손님들은 주로 단골 업소를 들린다. 주인도 반갑게 맞이하고, 손님도 반갑기는 마찬가지.

    마산시 완월동의 이모(40) 주부는 “몇 년째 한 곳에서만 고기를 장만하고 있다”며 “단골이 되면 믿을 수 있고, 가격도 깎아줘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주부는 돔, 민어조기, 가자미, 서대 등을 합쳐 12만원 정도의 물품을 구매했다. 인근 업소들도 고기 장만하는 주부들을 맞기에 분주하다.

    마산어시장은 일시적이나마 설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지자체에서 재래시장 상품권을 발행하고 판매촉진 운동도 펼치고 있으나 홍보부족에 따른 이용실적이 그리 크지 않은 실정이다.

    마산어시장 상인회 최일광 회장은 “상품권 발행은 재래시장을 돕자는 것인데 시민들이 잘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며 “어쨌든 재래시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사람의 따뜻한 마음까지 담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내 재래시장

    쿠폰제·사은행사 등 손님끌기

    도내 곳곳의 재래시장도 설을 맞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마산 부림시장은 특별한 이벤트 행사는 하지 않은 채 부림시장만의 특화업종인 의류공산품 판매에 성의를 다하고 있으며, 창원의 가음정시장은 쿠폰제를 도입해 손님 끌기에 나서고 있다.

    가음정시장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쿠폰제를 도입해 물품을 사면 쿠폰을 주고, 쿠폰 다섯 장을 모아오면 재래시장 상품권을 주며 손님의 환심을 사고 있다.

    시장 상인회 전태열 회장은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 모두 힘든 실정이지만 쿠폰제 도입 등 자구노력을 펴고 있다”며 “이번 설 차례상 준비도 재래시장을 찾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주 중앙시장도 경품 및 고객사은 행사를 통해 설 손님 맞기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다.

    중앙시장은 지난달 31일까지 4일간 고객에게 10~30% 할인 특판행사와 함께 김치냉장고를 받을 수 있는 경품 응모권을 주는 등 손님 모으기 행사를 갖기도 했다.

    또 창원시 공무원들이 나서 상품권 2700만원어치를 판매하는 등 각 지자체에서도 재래시장 사랑 행사의 일환으로 상품권 판매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침체된 경기지만 설은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하나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재래시장

    차례상 비용 가장 싸

    현재 도내의 재래시장은 거래량이나 가격은 전년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증가했지만 최근 소비자 발길이 대형마트, 백화점으로 몰리는 통에 근래의 경기 호황 조짐에서 한 발짝 물러서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설을 맞이하면서 재래시장이 싼 가격에 제수용품을 장만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의 발길이 닿고 있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올해 설 차례상에 올라갈 기본 성수품을 구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재래시장이 15만원으로 가장 싸고 백화점은 훨씬 비싼 2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것을 봐도 휠씬 싼 가격에 설을 치를 수 있다.

    전국주부교실 경남도지부는 마산, 창원시의 백화점(4곳), 할인매장(7곳), 일반슈퍼마켓(6곳), 재래시장(13곳) 등 총 30곳에 대한 설 성수품(곡류, 수산물, 축산물 등 총 37개 품목)의 조사결과 재래시장이 비용이 가장 적었다고 밝힌 바 있다.

    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이 22만2215원으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고, 할인매장 18만2942원, 슈퍼마켓 18만25원, 재래시장 15만2623원 등의 순이었다.

    설 성수품 평균가격의 최고가와 최저가를 업태별로 비교해 보면, 백화점은 몇 개 품목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품목에서 평균가의 최고가를 차지하였고, 그 반대로 평균가의 최저가에서는 재래시장이 대부분의 품목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원시 재래시장연합회 송기영 부회장은 “재래시장을 살리는 길은 고객들이 재래시장을 찾는 것”이라며 “이번 설 차례상 품목은 재래시장에서 장만해 줬으면 좋겠고, 덩달아 지역경제도 살아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강준기자 jkj@knnews.co.kr

     

    올 차례상 작년보다 1만4000원 더 들어

    4인 가족 소매가 기준 15만3000원

    농협 하나로클럽 창원점(장장 최용태)은 올 설 차례상 비용을 소매가 4인가족 기준, 15만3650원으로 잡았다. 지난해 13만9390원에 비해 1만4260원(10.2%) 오른 가격이다.

    품목별로는 작황이 좋아 저장량이 증가한 과일 가격이 지난해 설에 비해 하락세를 보인 반면, 작황이 부진한 채소류와 조업량이 감소한 수산류는 가격이 올랐다. 특히 연초부터 밀가루와 식용유, 조기, 멸치 등의 품목이 큰 폭으로 상승해 적지않은 부담이다.

    무, 달걀, 밀가루, 식용유 등 설에 필요한 부재료 일체를 구입하는 가격이 지난해 2만3450원에서 올해는 곱절이 오른 3만3680원을 지급해야 한다. 특히 부침가루와 튀김가루 등이 830원 소요되던 것이 올해는 1950원 100%이상 초과했으며, 밀가루(중력) 3㎏짜리가 2520원에서 73% 오른 4370원을 지급해야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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