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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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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거인자희(拒人自喜) <218>

- 다른 사람의 말을 거절하며 스스로 기뻐한다

  • 기사입력 : 2008-01-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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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상에는 짝이 없는 것이 없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멋대로 하여 계속 문제를 일으키더니, 대만(臺灣) 총통 천수이변(陳水扁)이 국민들의 정서와 어긋나는 일만 계속하여 대만 국민들이 지긋지긋하게 생각하여 물러날 날짜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대다수 국민들의 정서와는 관계없이 대만의 독립을 주장하며 중국과의 관계를 끊기 위하여 중국에 관계되는 것은 다 없애는 운동을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장개석(蔣介石) 장경국(蔣經國) 등 국민당 출신의 전임 총통의 자취를 없애는 일에 열중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대만에서는 요즈음 연일 시위가 없는 날이 없을 지경이다.

    사회가 혼란하다 보니, 나라 경제가 잘 될 턱이 없다. 2007년 1년 동안에 도산한 대만 기업체가 4만여 개에 이르고, 인구 2000만 명 남짓한데, 실업자가 100만을 넘어섰다. 외국기업의 투자는 완전히 끊어졌고 외국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린 지 오래 되었다.

    경제에 전념해도 나라경제가 회생하기가 쉽지 않은데, 연일 엉뚱한 일로 국민들의 정신을 교란시키고 있으니, 국민들의 한숨 소리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 중국과 관계를 끊는 것은 대만 국민 대부분이 싫어하고 장개석 등 장씨 일가의 자취를 지우는 일도 국민들의 65%가 반대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천수이변은 궤변을 늘어놓으며 강행하고 있다.

    지도자의 기분 풀이로 피해를 당하는 것은 국민이다. 실업자가 된 가장들은 가정의 생활비와 자녀들의 학비를 대지 못하니, 가정불화가 생기도, 심한 경우에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한다.

    천수이변은 변호사 출신이고, 말재주가 있고, 큰소리치기를 좋아한다. 국민들의 지지율은 10% 정도이다. 지금 야당인 국민당 소속의 대만 시장 출신이 차기 총통으로 당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천수이변에 의하여 뇌물죄로 기소를 당하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상태에 있고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1997년 IMF 금융사태를 당하여 위기에 처했을 때도 대만경제는 튼튼했는데, 지도자 한 사람이 국가를 잘못 이끄는 바람에 지금 희망이 없는 나라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독학(獨學)을 하거나 자수성가(自手成家)한 사람들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남의 말을 듣는 것을 항복하거나 굴욕을 당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사람의 지혜가 모이면 가장 올바른 답을 찾을 수 있다. 바다가 큰 것은 여러 갈래의 물을 다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여 남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언젠가는 위험한 판단으로 실패하고 만다. 국가 지도자가 잘못 판단하면 그 피해는 전 국민에게 돌아간다. 우리 국민들은 지금 우리나라 대통령에게서 이런 사실을 이미 경험하였다.

    앞으로 새로 취임할 대통령도 재벌총수의 전적인 신임을 받아 전권을 휘둘렀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 훈련이 되어 있을지 확신하기 쉽지 않다.

    *拒 : 막을 거. *自 : 스스로 자. *喜 : 기쁠 희.

    (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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