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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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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일전(心機一轉) - 마음의 틀을 한 번 바꾸다(215)

  • 기사입력 : 2008-01-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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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속담에 ‘대추나무에 연줄 얽힌 듯하다’는 말이 있다. 시골에서 자라난 사람들은 다 추억이 있겠지만, 겨울이 시작되면 연 날리는 일이 시골 아이들이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놀이 가운데 중요한 한 가지였다. 애지중지하던 연이 어쩌다가 바람이 약하거나 혹은 회오리바람이 불어 대밭이나 나무숲에 떨어지면 연을 다시 건질 수가 없게 된다. 그때의 실망감은 정말 표현할 수가 없다. 연이야 다시 만들면 되지만, 연실의 대부분을 잃어버렸으니, 언제 다시 가질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막막하다.

    정말 아깝다. 대나무도 가지가 많아 실을 끌어내기가 어렵지만, 아카시아처럼 가시가 많은 나무에 얽히면 더욱 곤란하다. 그런데 나무 가운데서 가시가 가장 예리하고 많은 대추나무에 연실이 얽히면 얼마나 복잡하겠는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의 머리 속이 근년 대통령들의 통치방법 때문에 대추나무에 얽힌 연실처럼 대단히 복잡할 것이다.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짜증이 나고 답답할 것이다.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선 이래로 개혁(改革)이라는 이름으로 ‘신한국 건설’, ‘제2건국’, ‘햇볕정책’, ‘역사 바로 세우기’ 등등 하루도 정신적으로 편안한 날이 없을 정도로 계속 우리 나라의 정체성(正體性)을 부정하면서 앞 사람이 한 것은 무조건 거부하고 파괴하는 정책으로 일관하였다. 마치 우리나라에는 나라가 없었던 것처럼 ‘신한국 건설’이니 ‘제2건국’이니 멋대로 구호를 붙여왔다. ‘역사 바로 세우기’는 더욱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비정상적인 시각을 가진 몇몇 사람이 그것도 단시간에 어떻게 한 나라의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다만 지금의 대통령의 눈에 들게 하는 짓만 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대다수 국민들은 개혁이라는 말에 정말 신물이 났을 정도가 됐다. 대다수가 침묵하고 있지만, 개혁이라는 말만 나오면 비웃음부터 먼저 보낸다.

    독자들이 매일 이용하는 교통신호등은 통행신호는 초록색이고, 정지나 경고 신호는 붉은 색이다. 맨 처음 신호등을 만든 사람들이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가장 최선의 방법으로 만들었다. 붉은색은 파장이 길기 때문에 멀리서 잘 식별이 되고 또 사람의 심리가 붉은색을 대하면 흠칫하면서 조심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에 붉은 색을 정지나 경계를 표시하는 신호의 빛깔로 쓴 것이고, 초록색을 보면 안온한 마음이 들고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통행의 신호는 초록색이다.

    이것을 일제 때 일본 사람들이 제정했으니까 초록색을 정지의 신호로 하고 붉은색을 통행의 신호로 바꾸자고 한다면, 개혁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대통령은 자기의 목적을 관철했지만, 더 많은 교통사고를 유발하여 백성들에게는 두고두고 고통을 줄 것이다. 설령 일본 사람이 만들고 독재자가 만들었더라도 합리적이고 실용적이고 국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면, 그대로 두어야 한다. 그것이 국가를 위하는 길이다. 그러나 요 근래의 우리나라 대통령은 ‘개혁을 위한 개혁’을 하여 백성들을 괴롭히고 국고를 낭비하였다. 그리고 백성들을 편을 갈라 이간을 시켰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상황이 좋은 근 10여년 동안 우리나라만 경기침체로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이 늘 국내에서 문제 아닌 문제로 시비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2008년 무자년(戊子年) 새해가 밝았다. 새로 대통령이 된 사람은 백성들의 뜻을 받들어 나라를 보다 더 진취적이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하겠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부정하고 멸시하는 분위기를 바로잡아, 4000여 년의 찬란한 문화를 가진 자랑스런 민족이라는 자존심을 회복해 주어야 하겠다. 온 국민이 마음을 새로 고쳐먹고 광명(光明)이 비치는 앞으로 나가도록 잘 인도하는 것이 새로 대통령이 된 사람의 가장 큰 임무일 것이다.(경상대 한문학과 교수)

    (*心 : 마음 심. *機 : 틀 기. *轉 : 구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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