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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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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공여법(奉公如法)-공적인 일을 법대로 받들어 행한다

  • 기사입력 : 2007-08-28 09: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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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시대(戰國時代) 조(趙)나라에 평원군(平原君)이라는 공자(公子)가 살고 있었다. 그는 조나라 혜문왕(惠文王)의 아우로서 국가의 정승직을 맡고 있었다. 겸손하여 선비를 잘 대접하여 집에 3000여 명의 문객(門客)이 있었다. 국가를 위해서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지위를 믿고 나라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 조나라의 세금을 거두는 관리인 조사(趙奢)라는 사람은 아주 강직한 사람이었다. 몇 번 세금을 내라고 독촉을 해도 세금을 내지 않자. 평원군 집에서 권세를 부리는 아홉 사람을 잡아와 법대로 적용하여 사형을 시켜 버렸다.

    자신의 권위에 손상이 갔다고 생각하여 화가 난 평원군은 장차 조사를 죽여 버리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때 조사는 평원군을 만나 이렇게 설득하였다. “당신은 조나라의 귀공자요. 이제 당신 집안 사람들을 풀어놓고서 공적인 일을 받들어 행하지 않으니. 법이 권위를 잃게 되었소. 법이 권위를 잃으면 나라가 약해지게 되오. 나라가 약해지면. 주변의 제후(諸侯)들이 군대를 동원하여 침범하게 되오. 그렇게 되면 조나라는 없어지게 되오. 그렇게 되는 날 당신은 어떻게 당신의 부유함을 유지하겠소? 당신 같은 귀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법대로 공적인 일을 받들어 행한다면 위 아래의 사람이 공평하게 되오. 위 아래 사람이 공평하게 되면 나라가 강해지오. 나라가 강해지면 조나라는 튼튼해지오. 그렇게 되면 나라의 왕족인 당신을 천하 사람들이 어찌 가벼이 볼 수 있겠소?”

    평원군은 조사의 말을 들어보니 사리에 맞았다. 그래서 자기 집의 가신(家臣)들을 단속하여 국법을 준수하도록 하고. 법에 따라 세금을 내었다. 그리고 조사를 아주 현명한 사람이라 생각하여 왕에게 추천하였더니. 임금은 그를 등용하여 나라 전체의 세금을 관장하는 자리에 앉혔다. 그때부터 나라의 세금이 공평하게 걷히게 되어. 백성들은 부유하게 되고 나라의 창고는 가득 차게 되었다.

    사람들은 자기가 못사는 것보다 불공평한 것을 싫어한다. 군대 가면 사병들이 고생을 하지만. 그래도 그것은 괜찮다. 육체적인 고생보다는 특권층 자녀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현역병으로 근무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이 대단히 많다. 특권층이라고 여러 가지 특혜를 받으면 일반백성들은 반대로 심한 박탈감을 느낀다.

    낮은 자리에 있을 때는 “나는 출세해도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다”라고 장담하던 사람들도 “언제 그런 말 하더냐?”하는 식으로 특권층이 되면 변해 버린다. 조그마한 권력을 잡아도 자기 마음껏 특권을 누리려고 한다.

    지금 대통령도 선거운동할 때는 ‘서민 대통령’이라고 자기의 이미지를 구축하였고. 많은 백성들이 그것을 믿고 지지하였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무엇이던지 자기 멋대로 하려고 한다. “내가 대통령인데 누가 뭘 해?”하는 식이다. 모든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법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하면 나라가 되겠는가? 법을 준수하도록 대통령이 솔선수범해야 할 것인데. 법을 무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런 식으로 할까 우려가 되어 헌법(憲法)을 성문화(成文化)시켜 놓았고. 대통령 취임식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로 시작하는 선서(宣誓)를 하게 해 놓았다. 지금은 조사(趙奢)처럼 간언(諫言)하는 공무원이 없다.

    그냥 상식적으로 ‘법에 따라 공무(公務)를 수행한다 해도’ 괜찮은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인데.
    (*. 奉 : 받들 봉. *. 公 : 공평할 공. *. 如 : 같을 여. *. 法 : 법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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