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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6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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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보덕(以德報德). 은덕으로써 은덕을 갚는다

  • 기사입력 : 2007-08-21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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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사람이 공자(孔子)에게 “은덕(恩德)으로써 원한을 갚으면 어떻습니까?”라고 물으니까. 공자가 “곧은 원칙으로써 원한을 갚고. 은덕으로써 은덕을 갚을 것이니라”라고 대답했다.

    어떤 사람의 말은. “원한을 은덕으로써 갚는다[報怨以德.]”는 노자(老子)가 말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얼른 보면 노자의 말은 엄청나게 후덕하고 공자의 말은 각박해 보인다. 그러나 노자는 이상적인 사상을 가진 인물이라. 그의 말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은 것이 많다. 나에게 무슨 짓을 하던 무조건 은덕을 베풀라고 하는데. 상대방이 나의 인격에 감화를 받아서 착한 사람이 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도리어 나쁜 사람의 기만 살려주어 결과적으로 착한 사람들을 못살게 만드는 것이다. 노자의 말이 실현되려면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성인군자(聖人君子)의 인격을 가졌을 때 가능한 말이다. 인격적인 대접을 받을 만한 사람에게 인격을 베풀어야 한다.

    공자는 원칙에 입각해서 착한 일하는 사람에게는 은덕으로 보답하고 나쁜 일을 저지르거나 나를 의도적으로 해치는 사람한테는 정정당당하게 정의로 대해야지,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 해서 그냥 저주고 속아주고 하면. 그 나쁜 사람이 회개하기는커녕 점점 착한 사람, 약한 사람을 등쳐먹는 데 익숙해져서 사회는 점점 혼란해진다는 것이다.

    필자가 군대생활하던 부대에 깡패생활하다가 왔다는 병사가 있었는데. 아무도 갚지를 못했다. 장교들도 그가 난동을 부려도 그냥 덮어두고 넘어갔다. 그런데 유격훈련을 가서 험한 절벽을 밧줄을 타고 뛰어내리는 코스를 거쳐야 되게 되었다. 모두가 깡패했다는 저 사람이 제일 잘 할것이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 사람이 훈련조교에게 찾아가 뛰어내리지 않으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애걸복걸을 하는 것이었다.

    그 때 필자는 깨달았다. 깡패는 간이 큰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서 하는 것이라는 것을. 강하게 거칠게 나가면 사람들이 다 돈을 내놓고. 또 “나중에 신고하면 가만두지 않는다”라고 협박하니까. 당한 사람들이 신고를 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편안하게 돈 버는 방법을 터득하여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니 깡패는 당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

    중국 송(宋)나라는 글만 숭상하다가 나라가 약해져 결국 국토의 대부분은 북쪽 여진족(女眞族)이 세운 금(金)나라에 내주고. 남쪽으로 피란가서 남송(南宋)을 세웠다. 역사적으로는 송나라는 황제나라고 금나라는 오랑캐가 세운 변방국가 같이 서술되어 있지만. 실제로 송나라는 자기들 황제나라 유지하게 해달라고 비밀리에 금나라에 엄청난 금은보화을 갖다 바쳤다. 금나라와의 항전(抗戰)을 주장하는 악비(岳飛)라는 장수를 처벌하지 않으면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협박을 해오자. 남송의 고종(高宗)은 충신 악비를 옥에 가두어 죽였다.

    북한의 김일성(金日成)은 6·25전쟁을 일으켜 동포를 200만이나 학살하고 1천만명의 이재민을 만들어내고 산업시설 문화재 등을 수없이 파괴하였다. 그러나 죽을 때까지 자기의 죄악에 대해서 뉘우치거나 사과한 적이 없다. 김정일(金正日)은 그 아버지의 독재정권을 그대로 세습받아 국가최고지도자로서 권력을 누리고 있다. 여러 차례 남한에 대해서 도발을 일으켜 인명을 살상하였고. 또 북한주민들을 지금 굶어죽게 만들고 있다. 그런 독재자에게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같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해 유감이다”라는, 어떻게 봐도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을 하였다.

    북한과는 어떤 회담을 하고 어떤 약속을 해도 소용이 없다. 왜냐하면 약속한 것을 우리는 꼬박꼬박 지켜야하고. 북한은 지키지 않아도 아무런 일도 없고 우리쪽에서 추궁도 안하니까. 북한은 무슨 짓을 해도 세월만 지나면 그냥 넘어간다. 이번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나서서 “핵문제는 이야기 하지 말라”라고 하는데. 핵문제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으면서 회담할 필요가 있는가?
    남한의 대통령이나 정치지도자는 김정일을 못 만나서 안달이 났고. 만나고 오면 국가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큰 외교적 업적이나 낸 듯이 의기양양하다.

    우리는 국가위상이나 경제규모로 볼 때 북한이 우리 눈치를 보고 만나자고 애를 태워야 할 것인데. 완전히 거꾸로 되어 있다. 이는 역대 대통령들이 북한의 독재자들을 잘못 길들인 업보다. 동족끼리 만나서 대화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김정일을 만나더라도 원칙이 있어야 할 것이고. 국가에 실제적인 이득이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 以 : 써. 이. *. 德 : 클. 덕. *. 報 : 갚을. 보)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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