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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장치산업에도 명품이 필요하다 / 김정원 (창원 포스코특수강 사장)

  • 기사입력 : 2007-07-16 09: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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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부턴가 사회전반에 명품 바람이 불고 있는 것같다. 흔히 명품이라고 하면 `몽블랑 만년필', `샤넬 화장품', `구찌 핸드백'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유명 제품들을 떠올린다. 대개 소비재나 장식품이 주류를 이루지만 최근 들어서는 아파트등 건축물까지 `명품브랜드'이미지를 내세우며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고 있다.
     
    명품이란 `훌륭하기 때문에 이름난 물건'이라는 의미이며, 만든 이의 장인정신이 살아 있어 예술작품으로 대접받을 만한 경우에 붙이는 말이다. 명품이 명품다운 것은 제품 하나하나에 장인과 제조자의 명예와 혼이 깃들기 때문이다.
     
    주로 예술품이나 소비재에 붙여지는 `명품'이라는 말은 대규모 설비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장치산업 제품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소비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이들 산업 제품의 경우 생산성 향상과 품질관리가 경영관리의 키포인트였고, 이것이 곧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현대 글로벌 경쟁시대에서 장치산업은 중국의 출현으로 공급과잉의 위기에 직면했고, 중국의 가공할 만한 물량공세 속에서 더 이상 생산량만으로는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장치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만의 독자적인 위치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치산업에도 `명품'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아니 이미 필수조건으로 떠올랐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것같다.
     
    이미 우리나라 장치산업 중에도 명품 반열에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확고부동한 위치를 갖추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세계 어디서나 만들 수 있는 일반 화물선 건조에서 벗어나 LNG선, 석유시추선 등 고부가가치의 기술집약적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전 세계 발주량을 독점하고 있고, 이는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용광로를 대체하는 파이넥스 공법 개발, 자동차용 강판 제조기술, 고부가가치 제품인 전기강판 제조기술 등 동종업계에서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특화제품을 생산하여 철강제품의 명품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장치산업에서도 기술력과 품질을 기반으로 `명품'이라 불릴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해야만 한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일반화 된 제품이 아니라 우리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특화된 명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명품전략이 무한 경쟁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는 경쟁력과 무기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경쟁력을 우려하는 이유는 중국 제품이 가격을 무기로 고객의 니즈(Needs) 충족에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의 Wants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명품화 전략을 갖지 않는다면 우리 제품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고 우리의 생존이 위협받게 될지도 모른다.
     
    고객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제품을 최상의 품질로 제공할 때 우리 제품은 명품으로 인정받을 것이고, 우리 제품에 대한 구매력과 인지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세계경제는 이미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든 지 오래됐다.
     
    과거를 뒤돌아보는 고루한 생각과 어제와 같은 방법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다.
     
    대규모 장치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기술로 혼이 깃든 명품을 반드시 만들어낸다는 의지와 명품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앞선 경영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명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장인정신이 있어야 하고, 이를 실현하려는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고객들이 우리 제품을 명품으로 인정하고, 시장에서 대우를 받을 때 비로소 우리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날 수 있다.
     
    이제부터 명품을 생산하는 장치산업으로서 또 한번의 도약을 해야 할 것이다.

    김정원 / 창원 포스코특수강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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