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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칼럼] 불경기

  • 기사입력 : 2006-09-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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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경기는 어떻습니까 ? 백화점에서 근무하는지라 만나는 지인들마다 첫번째로 내게 묻는 말이다.

    최근 전국 백화점 매출동향. 할인점 출점에 따른 영향 분석 등 다양하게 우리지역 경기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었지만 근래부터 대부분의 질문자들은 단순히 경기가 좋지 않음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 더 이상의 구체적인 얘기는 못하고 쑥스럽지만 바로 화제를 다른 것으로 돌리곤 한다.

    어찌 되었거나 백화점의 매출은 경기가 좋고 나쁨의 척도로서 우리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사용되어 왔다. 과거의 경기 흐름과 백화점의 매출과의 상관 관계를 따져보면 속설로만 알려졌던 일들이 사실임을 확인하게 된다.

    지난 2002년말 신용카드 연체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던 시기에 백화점 매출은 전국적으로 감소 조짐을 보였는데 당시 신사정장 매출의 감소가 신호탄이었으며. 이후 여성의류의 매출까지 감소하면서 깊은 내수경기 침체를 경험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한 2005년 초부터 시작하여 최근까지 기록된 백화점의 매출 신장세는 2005년 2월 여성의류의 매출호조로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신사정장의 호조로 이어지면서 백화점은 안정된 성장추세를 보여왔다.

    남성의류. 특히 신사정장은 스타일이나 컬러 등 유행이 여성의류보다는 덜 타는 관계로 가계수지가 악화되거나 심리적 소비위축을 느끼는 시기에는 “작년에 입던 것 한번 더 입지”라는 심리적 키워드가 자리잡게 되어 불경기에 즉각적으로 매출이 감소하는 반응을 보이는데 반해. 여성의류의 경우는 유행에 민감하여 경기가 풀리면 제일 먼저 매출이 상승하는 상호 대조성을 보이고 있어 재미있는 지표라 하겠다.

    최근 우리 지역 곳곳에 악화·침체·하락이라는 용어들이 빈번하게 사용되어 경기가 좋지않음을 느끼게 하는데. 실제로 패션업계에서도 올 가을과 겨울 신사복의 트렌드는 로맨틱과 블랙이라는 불경기마다 나타났던 어두운 컬러가 유행이 될것으로 보이고 있어 하반기 경기를 반영하여 만들어진 유행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아직까지 우리 백화점에서의 경기침체의 지표는 다행히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오늘 아침 출근때 “당신 올해 양복 한 벌 못 사줬으니 나도 올 가을옷 포기 할게” 하는 아내의 말이 불경기의 선행지표는 아닌지 되새겨 본다.

    지표를 강제로 바꾸어 경기를 좋아지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올 가을에는 아내에게 화사한 옷 한벌 선물해주어 침체된 경기를 한번 바꾸어볼까도 생각해본다. 이윤수(마산대우백화점 경영지원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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