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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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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35) 경제를 배워요 (상)

  • 기사입력 : 2006-02-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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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문으로 세상공부(35) 신문으로 경제를 배워요(상)

    신문을 읽다 보면 자주 나오는 용어가 있어요. 이런 용어들은 체크를 해서 확실히 이해해 놓으면 신문 읽기가 훨씬 쉬워져요. 신문에 나오는 용어를 나만의 단어장으로 정리해서 ‘신문용어 사전’을 만들어 보세요. 국어. 사회 교과 공부. 그리고 논술 같은 글을 쓰는 데에도 도움이 많이 돼요.

    하지만 용어만 이해한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죠. 여러분들도 경험해 봤을 거예요. 여러분들이 신문에 관심을 가지기 훨씬 전부터 있어 왔던 일들이 오늘 신문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용어를 알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가 많죠. 매일 조금씩이라도 신문 읽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 이유. 이제는 알겠죠?

    바로 이런 고민을 우리 함께 하나씩 해결해 보도록 해요. 요즘 신문을 보면 자주 나오는 용어가 FTA. 신자유주의예요.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또는 농산물 개방과 관련한 시위 기사에 등장하죠. 뜻은 대략 아는데도 잘 이해가 안 되는 기사 중 하나일 거예요. 현재의 경제를 알려면 과거부터 어떠한 형태로 경제가 발전해 왔는지 알아야 한답니다.

    <사진 설명= 이달 초 열린 `한.미 FTA 공청회`에서 농민단체 회원들이 FTA 반대 플래카드를 펼치고 공청회 연기를 주장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원시시대에는 집단을 이루어야 생존이 가능했어요. 그래서 남녀나 나이의 차별없이 모두 나서서 일하고 공동으로 나누어 가지는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라고 할 수 있죠. 인류는 이렇게 원시공산제로 출발했어요. 그러나 점점 농업이나 목축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족단위의 노동만으로도 생존이 가능해지자 집단 소유의 개념은 차차 개인 소유의 개념으로 넘어가 드디어 사유재산 개념이 생기게 됐죠.

    이는 곧 인간평등 개념이 무너지고 계급사회로 넘어가는 계기가 되었고요. 점점 더 많은 노동력이 필요해지자 전쟁을 통해 노예를 부리게 되고 더 많은 땅을 경작하는 지배계급이 생기게 되는 거예요. 이 지배계급은 전쟁에서 승리함으로써 더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게 되고 이로써 노예제도를 바탕으로 한 계급사회가 성립되었어요. 대표적인 노예제 사회가 그리스와 로마였어요.

    하지만 계속되는 노예착취는 결국 생산력을 저하시키고 또한 노예 반란도 일어났어요. 그래서 노예들에게도 개인생활을 인정해 주고 땅을 주어 농사를 짓게 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양의 수확물을 바치도록 하는 소작제가 나타난 거예요. 영화에도 많이 나오는 내용이니까 쉽게 알 수 있겠죠?

    거대 로마제국의 붕괴 이후 게르만인이 세운 나라들은 농노를 바탕으로 국왕과 영주들의 계약관계로 성립된 봉건사회였어요. 이때 농노는 바로 농사짓는 노예였고. 수확한 일정량을 계약관계를 맺은 사람에게 주는 지대사회가 된 거죠. 지대는 거의 농사수확물이었지만 차츰 지나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해 갔어요. 노동지대. 화폐지대로 변하면서 영주가 자리 잡은 도시들은 발전하기 시작하였어요.

    도시의 수공업자들은 교환이 활발해짐에 따라 주문제작뿐만 아니라 미리 만들어 놓고 손님을 기다리게 됐죠. 즉 상품이 생겨나면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거랍니다. 수공업자들은 경쟁 때문에 물건이 팔리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다른 상인들이 끼어들지 못하도록 동업자들끼리 조합을 만들었는데 이게 바로 ‘길드’라는 거예요. 이렇게 경제가 발달하면서 물물교환경제는 화폐경제로 바뀌게 되고 화폐경제의 발달은 상업과 초기 은행업의 발전을 가져왔어요. 이들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특히 상업자본과 중세 고리대자본은 자본의 가장 원시적인 형태로 자본으로 자본을 재생산해 내는 최초의 자본가라고 할 수 있어요.

    중세유럽의 부의 원천은 동방과 무역이었어요. 인간의 생존에 꼭 필요한 물건은 아니지만 국왕이나 영주들이 자신의 지배계급 권위를 과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었죠. 상업자본가들은 동방무역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남기게 돼요. 그러나전쟁과 호사 생활로 돈이 궁해진 국왕과 영주들은 상업자본가들에게 비싼 이자를 주고 돈을 빌리게 되고. 농민에 대한 착취가 갈수록 심해졌어요.

    자영 농민들의 투쟁은 봉건제도를 뿌리째 뒤흔들었으며. 자본가들을 이런 농민 운동을 지원하게 되죠. 재산과 실력으로 지위를 쌓은 자본가와 지식인 주도의 새로운 시민계급사회를 위한 혁명을 기대한 거예요. 결국 농민들은 땅을 자본가들에게 팔아버리고 땅을 등지고 떠나니 봉건사회의 가장 주요한 기초가 허물어지고 자본주의적 체제로 옮겨가게 된답니다. 여러분들이 잘 알고 있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 신흥부르주아 계급들이 자유와 평등을 내세워 봉건주의 타도를 외친 대표적인 사건이에요.

    자본주의 사회란 사유재산제도를 바탕으로 하여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가와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 하는 노동자 이 두 계급이 결합함으로써 생기는 제도예요. 공업의 발달은 원료를 대량으로 필요로 하게 되었고 원료생산을 위해서 토지를 농민들에게서 얻어 추방된 농민들은 도시로 흘러 들어와 도시노동자가 되었어요.

    상업발달과 지리적 발견에 의해 새로 얻어진 자본은 산업혁명으로 자본주의가 완성되었으며 이런 팽창속에 경제정의라는 윤리가 뒷받침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심각한 불균형이 나타났고. 원료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제국주의로 치닫는 상황까지 격동과 혼란의 시기를 겪어야 했어요. 이 과정에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나기도 했고요.

    어때요? 경제라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이해가 되나요?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경제라는 것과 인연을 맺고 살아왔어요. 지금 우리가 생활하는 것도 경제활동의 한 부분이고요. 경제의 역사를 통해 흐름을 이해하면 경제가 훨씬 쉬울 거예요.
    자본주의를 이해하려면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를 알아야 해요. 다음 주에는 애덤 스미스부터 지금의 신자유주의 경제체체까지 흐름을 알아보도록 해요.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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