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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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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혜경의 NIE] (34) 새로운 사회 `화두`

  • 기사입력 : 2006-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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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사회에 필요한 화두

    우리는 한동안 냉전시대에 살았으며. 두 개의 블록으로 갈라진 세계 속에서 자리 잡고 살아오다가 소련 붕괴 이후 갑자기 세계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보았어요. 냉전시대 이데올로기 대립은 노동과 재화의 가치를 보는 두 시각에 중심을 두었어요.


    그러면 냉전시대 이후의 지금은 세계에서 어떤 가치가 세계를 이끌어 가는 화두가 될 수 있을까요?


    바로 이 물음에 대한 탐구를 한 것이 새무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이에요. 이데올로기 대립에 눌려 나타나지 않던 문명간의 갈등이 이제부터 수면 위로 터져 나올 것이라고 헌팅턴은 전망하고 있어요. 그가 말하는 장래 세계(지금이지요)에서 경쟁과 저항의 주체는 ‘문명’이에요. 언어·종교 등 여러 가지 문화적 특징의 집합체로서 세계 여러 지역에 자리 잡아온 ‘문명권’들을 말하는데. 문명권을 구분하는 1차 기준이 종교예요. 이에 따라 크리스트교권. 정교권. 이슬람교권. 유교권. 불교권. 힌두교권 등이 설정될 수 있겠지요.


    이 중에서도 크리스트교와 이슬람교의 대립으로 남북대립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 이 학자의 말대로라면 마호메트 풍자만화와 관련된 사건은 문명간의 충돌로 일어나는 대립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해 9월 덴마크 최대 일간지인 윌란스 포스텐에 실린 12컷짜리 만화 때문이에요. 심지어 불이 붙은 폭탄 모양의 터번을 쓴 마호메트의 캐리커처가 실렸어요. 터번의 중앙에는 이슬람 종교관의 핵심인 ‘알라 외에는 신이 없고. 마호메트는 알라의 사도다’라는 아랍어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 해요. 그 외에도 이슬람의 폭력성을 냉소적으로 표현한 만평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유럽신문과 언론들은 표현의 자유를 위해 이런 만평을 게재했다고 주장하지만 이슬람권은 신성모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요. 이슬람권에는 신성모독은 사형으로 다스려지는 범죄예요. 이런 이슬람권 문화를 잘 아는 유럽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이라는 사람들도 많아요.


    그리고 지금의 세계는 이슬람인들에게 피해의식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9·11 테러 이후 서구는 이슬람을 테러의 온상이자 야만성의 나라라고 간주하고 있으며. 이라크 공격. 이란의 위기. 팔레스타인 문제. 유럽권내의 이슬람 이주노동자에 대한 심한 차별로 인해 이슬람인들은 크리스트교권에 대한 피해의식이 고조되어 있는 상황이에요. 많은 이슬람인들을 일부 테러리스트들과 동일시하고 특히 마호메트를 테러리스트화 했다는 것은 온건한 이슬람인들에게도 모욕이며 이런 사태는 결국 일부 테러리스트들에게 테러의 정당성을 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어요.


    종교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예요. 이성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 가능한 그래서 논리적으로 증명 가능한 것이에요. 하지만 종교는 증명 가능한 부분이 아니예요. 인간이 무리를 지어 살면서부터 종교는 인간의 나약함을 채워주기 위한 믿음으로서 출발하였고. 현대문명에서도 종교적 결속은 없어지지 않고 더 강화되고 있어요. 더구나 종교는 사회구성원들이 살아오면서 생성되어 유지된 것으로 우열을 가릴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죠. 새무얼 헌팅턴이 전망한 ‘문명의 충돌’은 나타날 수 있지만 결국은 문명간 대화로 문명간 연대가 세계의 화두로 자리 잡아야 해요. 새무얼 헌팅턴이 책에서 마지막으로 강조한 것은. 세계를 서구 중심의 단일문화권으로 만들려는 서구 중심의 보편주의는 제국주의에 정당성을 부여했으며 이는 결국 세계대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에요.


    인간은 다양한 문명들이 평화로운 교류 속에서 나란히 공존하면서 서로를 배우고 서로의 역사. 이상. 예술. 문화를 공부하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시대로 나아가야 해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하루 빨리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보이는데 그들에겐 보이지 않나 봐요.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1. 종교란 무엇일까요? ‘신의 나라 인간나라 세계의 종교편’을 읽어보고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세계 4대 종교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2. 우리 생활과 함께하고 있는 종교를 역사과정에서 찾아 시대별로 특징을 이야기 해 보세요. 그 시대에 살았던 우리 민족에게 종교는 어떤 의미였을까요?

    3. 크리스트교과 이슬람교의 만남이 알렉산더대왕의 동방원정이 시작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어요. 서양과 동양의 만남을 세계사에서 찾아 정리하고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만남과 충돌 그리고 갈등’으로 이어지는 두 문명간의 관계를 정리하여 보세요.

    4. 마호메트 만화풍자에 대해서 서구권과 이슬람권의 주장이 대립되고 있어요. 그들이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스크랩하여 보고 무엇이 문제인지 토론해 보세요.

    5. ‘우리사회에서도 학교 내 예배선택권의 자유’라는 문제를 놓고 사회적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민주주의사회에서 발생하는 신앙과 자유간의 모순과 출동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토론해 보세요.

    6. 미신이란 무엇이며. 종교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아프리카에서는 부족의 믿음으로 인해 여성할례의식을 아직까지도 감행하고 있고. 일부 종교에서도 비인권적인 행위들이 아직도 종교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어요. 미신이 가지고 있는 비사회적인 성격을 토론해 보세요.

    7. 니체가 ‘신은 죽었다’라는 말을 했어요. 하지만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갖고 있으며 초강국 미국에서조차도 기독교신앙은 힘을 잃지 않고 있어요. 니체가 말한 신은 기독교적 우상과 가치의 소멸인지 아니면 진정한 신의 죽음인지 토론해 보세요.

    8. 7번과 연계하여 만약 신이 기독교적 우상과 가치의 소멸이라고 본다면 이번 만평풍자에서 서구인들이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위해 예수도. 마호메트도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토론해 보세요.

    유혜경(부산·경남 NIE연구회 회장)
    ▶약력 : 한국NIE협회 부산·경남 책임강사 / 신문방송학 석사 / 동아대·신라대 사회교육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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