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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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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력 = 부동산가격(2)

  • 기사입력 : 2005-02-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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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에 큰 공장이 하나 들어서면 많은 하청업체가 줄줄이 따라 들어온다. 공장에 고용된 직원을 상대로 한 음식점 등 상가도 들어선다. 일자리(사람)가 늘어나고 소득이 늘어나면 결국 주택수요를 창출. 집값과 땅값을 올린다. 그 반대로 큰 공장이 문을 닫으면 하청업체와 주변 상점도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그 주변 집값. 땅값은 폭락할 것이다. 농업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농촌에 빈집이 속출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그런데 지난 1~2년간 부산 등 지방 도시의 집값은 왜 올랐을까. 그것은 첫째. 투기심리의 확산 때문이다. 서울의 집값이 폭등하면서 지방 사람도 아파트를 사두면 돈이 된다는 인식을 가지기 시작했다.


        둘째.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방은 대체로 6~7년간 새 아파트 공급이 많지 않았다. 가격이 오르지 않다 보니 건설업체가 지방에는 아파트 분양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방에도 새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는 돈 많은 사람은 있다. 투기심리와 부자의 새 아파트 수요가 맞물리면서 부산 등 일부 지방도시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셋째. 저금리의 영향이다. 소득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저금리로 돈을 빌려서 아파트를 사더라도 이자부담이 별로 없게 되었다.


        향후 지방 주택 시장의 미래는 지역 산업의 부침과 함께 할 것이다. 서울의 집값 급등에 따른 투기심리로 지방의 집값이 1년 혹은 2년은 유지될 수 있어도 그 이상은 불가능하다. 주택 가격은 누군가 그 가격에 구입해줘야 유지된다. 그것은 집을 살 수 있는 정도의 돈을 가진 사람이 계속 생겨나야 가능하다. 투기심리로 빚을 내서 집을 사는 사람만으로는 집값이 유지되지 않는다.


        인구. 경제력이 감소하는 지방도 6~7년에 한 번씩은 아파트 분양시장이 뜬다. 그것은 이른바 부자의 교체 수요 때문이다. 아무리 경제력이 약한 지방 도시에서도 중소기업 사장. 의사. 변호사 등 이른바 지역 부자는 있다.

        주택 가격이 장기간 보합세를 유지하다 보니 건설업체가 새 아파트를 건설하지 않아 부자도 낡은 아파트에 살 수밖에 없다. 이들은 새집으로 옮겨가기를 학수고대한다. 이런 수요를 교체 수요라고 한다. 영 아파트가 팔릴 것 같지 않은 지방에서 아파트 분양이 잘 되는 것은 바로 부자의 교체 수요 때문이다.

    <박세운 창원대 경영학과 교수·경영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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