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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농산물 이야기] 배

  • 기사입력 : 2004-09-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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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곧 추석이다. 추석 차례상을 차릴 때 가장 앞줄에는 갖가지 과일이 놓인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노란자태를 뽐내는 배다. 물론 다른 제사상에도 마찬가지다. 겨울철 동치미나 여름철 냉면, 보쌈김치, 나박김치, 어리굴젓에도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배다. 고기를 잴 때나 육회에도 들어가 육질을 부드럽게하거나 담백하게 한다.


     배는 시의 소재로도 사랑을 받아왔다. 많은 시에 배꽃이 등장하는 것은 이화(梨花)가 주는 깨끗하고 청아한 이미지 때문이다. 희고 부드러운 속살같은 이화가 교교한 달빛을 만나는 장면에 시심이 동하지 않을 시인묵객이 있을까. 맛도 정갈해 예부터 사대부가에서 애호했다고 한다.


     배는 장수나무로도 유명하다. 수명이 500년은 넘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장미과에 속하며 원산지는 중국 서부와 남서부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이전에 재배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왕실이 백성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식재를 권장했다는 기록도 있다. 오늘로 치면 고소득작목인 셈이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재배됐던 배는 고실네 황실네 등 일종의 `돌배' 등이었지만 이제는 개량종이 주종을 이룬다.


     주산국은 중국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이탈리아, 미국, 독일, 일본, 스페인 등지에서 지난한해 940만t 정도가 생산된다. 추위에 강해 기온의 영향을 비교적 덜받는 만큼 전세계적으로 널리 분포돼있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토질과 기후가 배재배에 적합해 수분과 당분이 풍부하고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래전부터 나주배가 유명했다. 생산량면에서도 나주가 가장 많다. 이외에도 천안^안성^울산^상주^아산^평택^남양주 순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배 재배품종은 일본계통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인기 품종인 신고가 절반이상 재배되고 있다. 만생종인 만삼길도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고 있다.
      배는 사과와 함께 수출유망 작목으로 인식되면서 재배면적과 생산량도 매년 늘고 있는 품목이다.


     배가 담고 있는 특성중 대표적인 것은 수분이 많고 달다는 것이다. 품종마다 성분 차이가 약간 있지만 대체로 무게100g당 수분이 85.8%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단백질 0.5g, 지방 0.2g, 섬유소 0.8g등이다. 포도당은 적고 과당이 대부분이다.


     비타민은 B1, B2, C가 타과일에 비해 매우 적은 양이 들어있다. 배를 먹을 때 오돌토돌하게 씹히는 건 석세포다. 리그닌과 펜토산의 성분이 작용해 세포막이 두껍게 된 부분이다. 배가 변비에 좋다는 것은 바로 이 석세포가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소화효소도 들어 있어 소화에 도움이 된다.

    허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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