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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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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특집 멸치가 안잡히는 이유는

  • 기사입력 : 2004-08-2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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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수와 거제도간 10m 수층아래 광범위한 해역에 냉수대 형성
    - 태풍 ‘메기’의 영향으로 호전 예상

    최근들어 남해안에 멸치어장이 잘 형성되지 않고 있는 이유중 하나로 남해수층 아래 광범위하게 형성된 냉수대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발생했던 태풍 ‘메기’가 이같은 냉수대 해소에 도움을 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연간 20만t이상 잡히던 남해안 주력어종인 멸치의 어획고가 최근에는 평년의 30%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슘의 왕’이라는 애칭이 붙은 멸치는 고등어와 함께 남해안의 주력어종이라는 중요성도 있지만 갈치 등 고급어종의 먹잇감으로 타어종의 개체수 증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도 주목받는 어종이다. 즉. 멸치가 없을 경우 고등어와 갈치 등도 함께 잡히지 않는 도미노식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멸치의 개체수는 의미를 갖는다.
    이와관련. 남해수산연구소는 지난 8월3일부터 8월9일까지 시험조사선으로 남해안 해양정선관측과 멸치 산란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거제도와 여수 반도간의 남해안 중부와 동부 연안역 10m 수층 아래에 냉수대가 형성돼있고 멸치산란장은 외해로 분산 분포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조사된 남해안의 냉수대는 남해도 남방 60마일까지 뻗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깊이 10m의 수온 분포도에서 이 냉수대는 남해도 남방 약 10마일 지점에서 20℃ 이하의 냉수핵을 형성하고 있다. 거제도 서쪽 해역에서도 19℃ 이하의 냉수핵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 냉수대와 쓰시마 난류(수온 26~29℃) 사이에는 강한 수온 전선대가 형성돼있고. 멸치알은 수온 전선역인 외해측에 많이 모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팀 김주일 연구관은 “멸치산란장이 외해에 분포하고 있는 것은 최근들어 남해안 멸치어장형성이 부진한 이유중 하나”라고 분석하고 “냉수대가 지난 봄과 초여름에 산란돼 성장한 치어가 연안측으로 접안하는 것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말했다.
    이는 멸치가 좋아하는 수온으로 설명된다. 멸치는 섭씨 8~27도인 수온대에 주로 서식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수온은 15~20도. 따라서 현재 연안의 수온이 26~27도인데 비해 외해쪽은 이보다 훨씬 낮은 수온을 보임으로써 멸치치어군이 연안으로 접근하지 않고 냉수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평년의 경우 멸치산란장이 남해안 연안측에 분포했고. 부화후 성장한 멸치가 연안으로 몰렸던 것과 크게 비교된다.
    김 연구관은 “남해외해에 냉수대가 형성되는 것은 그다지 흔치 않은 일”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만약 장기화된다면 멸치어장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엘니뇨현상이 3개월이후면 해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발표도 있어 내년 어황에 대한 걱정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연구관은 “엘니뇨의 경우 한 번 발생할 경우 1년6개월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멸치어군형성에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희망적인 자료도 있었다. 남해안 멸치의 평균산란밀도가 평방미터당 252마리로 전년도의 63마리에 비해 4배 정도나 많았다는 게 그것. 산란된 치어들이 냉수대를 거쳐 연안으로 몰려올 경우 차기 어황은 기대할만 하다는 분석이다.
    김주일 연구관은 “태풍 메기 등에 의해 냉수대가 소멸되면 거제 및 남해도 주변 연안해역에도 올해 산란된 멸치치어가 몰려와 멸치어황은 차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풍이 지나면서 7월보다는 멸치어황이 다소 활기를 띠고 있다는 소식도 있어 일면 안심은 된다”고 말했다.허충호기자 chhe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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