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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3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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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한나라당 당권 포인트

  • 기사입력 : 2003-04-18 00:00:00
  •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한다고 했다. 과연 한나라당은 `이회창 이후`를
    잘 헤쳐 나갈까. 그 시금석은 바로 한나라당 대표경선일 것이다. 그러나 아
    직 본격적인 스타트는 없다. 우선 24일 재·보선까지 당력을 하나로 집중하
    겠다고 한다.

    최병렬 김덕룡 강재섭 김형오 이재오 서청원 의원 등이 그들이다. 이중
    낯선 얼굴이 김형오 이재오 두 의원이고 나머지 4명은 이미 대표 반열에 올
    랐었다. 출생지로 보면 경남 최병렬(산청)·김형오(고성), 경북 강재섭(대
    구)·이재오(영양), 전북 김덕룡(익산), 충남 서청원(천안)으로 영남권이
    단연 강세다.

    60대와 50대가 각각 절반인 것도 특징의 하나다. 강재섭 김형오 이재오
    의원이 모두 50대로 이들은 한나라당의 세대교체를 부르짖는다. 이들 중 누
    가 꼴찌를 면할지가 사실은 이번 당 대표 경선의 초점의 하나다. 특히 김형
    오 이재오 의원은 전체 6등을 면하고 5등이 되고자 안간 힘을 쏟고 있다.

    6명의 공통점은 당 대표에만 뜻이 있지 않다. 실은 대선 후보까지를 내다
    보고 있다. 따라서 `포스트(이후) 이회창`이 모두 나온 셈이다. 말하자면
    이회창 전 총재가 한나라당의 이빨이라면 이들은 곧 잇몸인 것이다. 당 대
    표를 60대가 차지할지, 아니면 50대가 거머쥘지에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
    다.

    흔히 최병렬 김덕룡 서청원 강재섭 의원을 `빅 4`라 부른다. 이들중 50대
    인 강 의원이 3명을 제치고 당 대표에 오른다면 이는 곧 세대교체의 성취
    를 의미한다. 이 경우, 작년 대선패배로 정계은퇴를 선언한 이 전 총재가
    다시 정계에 나서는 일은 더욱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게 중론이다.

    내달 말쯤 전당대회가 있을 예정이었으나, 더 늦어질 것 같다고 한다. 23
    만 명이나 되는 사실상의 국민참여경선제인 탓에서다. 대표의 권한도 이전
    의 총재보다 많이 줄었다. 원내총무와 정책위의장도 경선하므로 당 대표가
    개입할 여지라곤 없는 편이다. 지난주에 확정한 개혁당헌 덕분이다.

    요즘 한나라당에 이전과는 다른 게 또 하나 있다. 그런대로 여야 관계가
    풀리고 있다는 점이다. 박희태 대표권한대행의 유연성과 노무현 대통령의
    상생정치 약속이 맞물린 탓도 크다. 일례를 들면 한나라당은 이창동 문화관
    광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내려했으나 보류했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사라진 이후의 전의(戰意) 상실일까. 아무래도 긴장감
    은 덜해 보인다. 일각에선 한나라당이 사분오열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 대북비밀송금 특검법안 처리에서 보았듯 여야가 이전처럼 극한대결
    로 치닫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고 이 점, 후한 평을 줘야 하겠다.

    한나라당이 과거 그러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강도 높은 대여 투쟁을 자주 주문했었다. 그처럼 이 전 총재도 지금 한나라
    당이 내심 강력한 대여 투쟁에 나서주기를 혹 바랄까. 야당다운 야당, 나라
    다운 나라가 이전의 구호이다시피 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그런 `샅바 정
    치`는 한물갔다.

    6명 예비주자의 홈페이지를 보면 모두 한결같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무장함도 물론이다. 김덕룡 이재오 의원은 패러디(풍자극) 경쟁
    이 한창이다. 익살스러운 동영상으로 내보내 보는 이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
    게 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들의 강성 이미지도 순화시키려 하고 있다.

    변화와 재미, 이것이 아마도 이번 당권의 포인트일 것 같다. 즉 어떤 변
    화를 주되, 그것이 긴장감보다는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정치도 하나
    의 서비스란 얘기다. 같은 물건이라도 포장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듯, 정치
    또한 재미가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창조성과 유연성이 뛰어나
    야 하고 그 실제 여부는 홈페이지의 컨테츠(내용 목록)로 나타나지 않을까
    한다.

    최병렬 의원의 `BYC 정치개혁론`이나 김형오 의원의 `시(詩)가 있는 정
    치` 등은 그런 재미유발과 무관하지 않다. 한나라당의 변화를 지켜보자.
    /허도학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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