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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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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금요 칼럼] 신용카드

  • 기사입력 : 2003-03-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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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카드가 사람잡는 카드로 변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 사회에 경종
    을 울려주고 있다. 이러한 지적은 신용카드가 무분별하게 발급돼 카드빚으
    로 인한 신용불량자가 양산됨과 더불어 각종 강력사건 발생의 요인으로도
    작용하여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각종 범죄의 수단과 목적이 되면서 과소
    비의 주범으로 변모하는 신용카드 대책 마련에 사회적 총력이 시급히 모아
    져야 할 것이다.

    올들어 신용카드 연체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계부실이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오늘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월말 현재 9개 전업 카드
    사와 16개 은행경영 카드의 1개월이상 연체금액을 합친 전체 신용카드 연체
    금액은 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달전인 지난해 12월말보다 무려 23.1%
    나 증가한 수치이다. 더욱이 관계자들은 실제 신용카드 연체금액은 10조원
    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 이의 실정이 어느 수준인가를 가늠케 하고 있다.

    이로인해 신용불량자가 양산되고 더 나아가 서민가계 파국이라는 결과물
    로서 우리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처지다. 과도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을 현금
    서비스로 막는 돌려막기가 이어지면서 부채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악
    순환으로 빚어진 것이다. 결국 빚쟁이 인생 재기를 돕는 개인 워크아웃제도
    까지 탄생하는 처참한 현실이다.

    최근들어 카드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개인파산이 늘어나고 개인의 지불불
    능 상태가 발생하는 등 신용불량자들의 양산을 막기위한 정부의 고육지책
    인 셈이다. 일정요건을 갖춘 채무자를 대상으로 상환기간의 연장과 분할상
    환 등 채무조정 수단을 통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러한 연체금액의 증가로 경영악화를 겪고 있는 카드사에
    대해서도 정부는 현금서비스 수수료 인상 등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 카드사
    의 방만한 운영으로 빚어진데도 불구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떠넘긴다는 거
    센 여론의 비판을 받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신용카드 해악은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으로 빚어진 무
    절제한 카드발급 남발의 결과라는 분석이 관계자들에 의해 제시되고 있음
    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폐단을 근절시키기 위해 정부에서 카
    드모집인의 중복영업과 길거리 모집을 금지하자 최근에는 인터넷 영업과 같
    은 편법모집이 극성을 부려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 마구잡이식 카드발급은 철저히 규제돼야 할 것이
    다. 게다가 카드사들이 자사의 이익이 높은 현금대출에 치중하여 가입자인
    서민들의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카드를 내어 카드빚
    을 갚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금대출 카드빚이 폭증하고 있
    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건전성을 해치는 심각한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사회적 현실이 신용불량자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음은 불문가지의
    사실이다. 지난 1월말 현재 우리나라의 신용불량자 수는 274만명. 특히 이
    가운데 신용카드와 관련된 개인신용 불량자 수는 159만명. 지난 2001년 말
    에 비하면 불과 1년 남짓한 기간동안 50%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
    를 대변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가운데는 미성년자 신용불량자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리 사회에 심각한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또한 우리에게 외환위기
    라는 고통을 안겨주었던 과소비 현상까지 재현되면서 각종 범죄마저 양산되
    고 있음을 우리는 무엇보다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부녀자 연쇄살인 사건을 비롯하여 카드빚을 갚기 위한 강도와 절도행각
    등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음에서 이의 심각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신
    용카드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제고와 함께 카드사의 운영개선 대책이
    적극 강구돼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활발한 신용카드 사용은 세원발굴 같은 투명한 사회 건설 효과
    와 더불어 우리의 신용사회 정착을 구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이러
    한 바람직스러운 기능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오늘이다. 신용카드 폐해가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아니됨을 우리 모두 재인
    식해야 할 것이다. /나택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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