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18일 (토)
전체메뉴

[금요칼럼] [금요 칼럼] 세대교체

  • 기사입력 : 2003-01-17 00:00:00
  •   

  • 2003년 새해 벽두부터 우리 사회에서는 세대교체라는 화두가 비중있는 의
    미로 국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는 지난 대선에서 386세대와 폭넓은 공
    감대를 형성한 민주당의 노무현후보가 정치적 세대교체를 이룩하면서 예고
    돼 왔다. 이같은 세대교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예견돼 많은 국민들이 염
    원하는 시대적 추세임을 반증해 주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체 및 시민단체들의 여론조사 결과, 올해는 50대 중반의 새 대통령
    이 등장하면서 정치인사들의 연령이 크게 낮아지고 이것이 기업 등 타 부문
    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연소화 경향이 확산될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사회참여 확대로 새로운 질서가 부상하
    는 반면 구시대 질서가 약화될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에따라 주요한 국가
    적 현안이슈에 대해 신-구간 보_혁간 대립과 갈등이 증폭될 수 있어 이를
    조율할 수 있는 40~50대 중추세력의 자리매김이 요구된다는 진단이다.

    예고돼 왔던 세대교체의 바람은 정치계가 진원지격으로 벌써 우리 사회
    의 전분야로 뻗어 나가고 있는 오늘이다. 현재 당의 진로를 두고 드세게 일
    고 있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보혁갈등 국면에서 이의 현주소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민주당은 당내 개혁파 의원들이 현 지도부에 대한 사퇴와 2단계
    전당대회론을 제기하고 나선데 대해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반박하고 나서 갈
    등이 재연되고 있다.

    개혁파 의원들은 민주당의 현 대의원 구조로는 신당창당 수준의 개혁이
    어렵고 세대교체도 여의치 않으므로 현 지도부가 사퇴한 이후 개혁파 주도
    로 큰 틀의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물론 한나라당도 세대교체의 무
    풍지대가 아니다. 현행 집단지도체제의 폐지문제를 비롯해 백가쟁명식 개편
    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당명 개정을 검토하기 위한 여론조사 실시 및
    당의 정체성 문제에 관한 당 안팎의 의견수렴을 위해 합동워크숍 개최가 예
    정돼 있다.

    세대교체의 여파는 공직사회와 재계에서도 감지되고 있어 그 위력을 절감
    케하고 있다. 최근 각부처 공무원들은 내달 50대 대통령시대 출범을 계기
    로 공직사회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일지 않을까 보고 이에 대비하려는 중년
    공무원들의 노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정부 출
    범을 앞두고 고조되는 공직사회의 이러한 세대교체 우려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측은 공직사회를 흔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안정감을 심어주는데 주
    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재계에도 3세경영시대가 본격적인 막을 올려 세대교체가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3일 단행된 삼성 사장단 인사 결과
    부사장에서 사장으로의 승진자 9명 가운데 대부분이 50대 초반으로 구성돼
    신구 전문경영인간의 조화를 이루었다는 자평이다.

    급격한 세대교체로 많은 경험을 가진 유능한 인적자원을 사장시키는 부작
    용이 더없이 우려된다는 세간의 지적에 우리 사회는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
    다. 새로운 사고와 에너지를 가진 젊은 세대가 한국 사회의 중심 세력으로
    성장, 새로운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스럽다. 하지만 인구의 30%
    에 달하는 50대 이상의 세대를 뒷전에 물러나게 하고 소외시키는 일이 결
    코 바람직스럽지 못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최근 몇년새 미국과 유럽의 대기업 경영진에 실버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
    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2003년 세계 전
    망에서 올해 예상되는 세계 경제계의 트랜드로 노장 CEO들의 일선복귀를 꼽
    고 있어 설득력을 더해준다. 「만년필의 복귀」라는 글에서 기업들이 그동
    안 카리스마가 있는 스타 플레이어형의 전문경영인을 찾아 헤맸지만 이제
    는 평범하지만 경험많은 경영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있다.

    왜 세대교체만 외칩니까, 세대협업의 시너지 효과를 아십니까라는 반문
    을 경청해야한다. 더욱이 우리 앞에는 숱한 현안과제가 가로 놓여 있어 국
    민들의 화합과 결속은 더없이 절실한 처지이다. 경험과 연륜을 갖춘 장 노
    년층의 세대와 새로운 시각과 열정으로 무장한 젊은 인재들이 힘을 합쳐 새
    로운 리더십을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는 힘찬 발걸음을 내디뎌
    야 할 것이다. /나택진 논설위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