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2일 (수)
전체메뉴

[금요칼럼] [금요 칼럼] 인터넷 정치의 개막

  • 기사입력 : 2003-01-10 00:00:00
  •   

  • 새 정치의 지향이 변화와 개혁이라면 이를 담는 도구가 인터넷이다. 변화
    와 개혁은 곧 인터넷을 떠날 수 없음을 말한다. 이제 한국 정치의 새 지평
    을 인터넷이 열며 이를 통하지 않고는 변화와 개혁을 말할 수도 없게 됐
    다. 변화와 개혁, 이 둘은 인터넷과 더불어 동전의 앞뒷면을 각각 이룬다.

    물론 이런 변화로부터 한 발짝 물러선 당도 있다. 자민련이 그 대표적이
    다. 반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아주 활발할 뿐만 아니라 어쩌면 이로해서
    분당까지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변화와 개혁을 이끄는 목소리의 주
    인공은 대부분 40세 전후의 비교적 젊은 의원들로 이들은 각기 소속 당에
    서 태풍의 눈이 되고 있다.

    이 젊은 의원들을 앞세우는 50~60대 의원도 있다. 한나라당의 경우 이부
    영 김홍신 의원이 그런 리더이다. 이들은 당 지도부에게 개혁이 끝내 미온
    적일 경우 비상수단도 강구할 것임을 밝혀왔다. 모임도 결성했는데 ‘국민
    속으로’가 그것이다. 무슨 구호 같지만 이들의 조직 이름이다.

    한나라당 개혁성향 의원들은 지난 대선의 패인이 국민 속에 들어가 이리
    저리 헤집지 못한 결과임을 안다. 그래서 뒤늦게나마 ‘국민 속으로’를 부
    르짖고 있다. 이들은 또 당 지도부가 낸 대통령 당선무효소송에 대해서도
    당이 두 번 죽는 꼴이라며 반발했었다. 이들 의원의 전열(前列)에 김부겸
    원희룡 등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있다.

    서청원 대표는 이들에게 ‘마치 민주당과 개혁을 경쟁하는 듯한 모습을
    보임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민주당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를 가리켜 ‘좌파정당·좌파정권’이라고 규정했다. 그의 앞뒤 말을 합치
    면 중도보수인 한나라당은 당연히 ‘좌파’의 개혁논리와 달라야 하며 따라
    서 민주당을 상대로 ‘개혁 맞불’을 지필 일이 못됨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의 개혁열기는 가히 질풍노도와도 같다. ‘김대중 당’에서 ‘노무
    현 당’으로의 변신요구도 드세다. 내년 총선서 영남몰패를 기록하지 않으
    려면 그 길밖에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렇다보니 동교동계의 입지
    가 더욱 말이 아니게 됐다. 이미 김대중 대통령의 지시로 동교동계의 해체
    가 선언된 지도 여러 날이 지났다.

    거대한 변화 앞에 범동교동계의 대응은 지난하다. 그러나 다음 한 마디
    는 확실하다. ‘지금 이렇지만 1년 남짓한 내년 총선 때는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보수에 손을 내밀게 아니냐’는 요지다. 정말 그럴까. 이를테면 변
    화와 개혁으로 무장한 민주당이 내년 총선을 전후로 다시 자민련과 손을 잡
    는 일이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지금의 변화와 개혁은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한 것인지가 설명돼야 할 것이다.

    이번과 같은 변화와 개혁에 대한 욕구는 상당 기간 지속될지 모른다. 이
    를 바라보는 국민의 관심 또한 예사롭지가 않다. 인터넷은 바로 이런 변화
    의 중심에 있고, 곧 전자(電子) 민주주의로 가는 길목에 있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부산 영도에서 내리 3선을 기록한 김형오 국회 정보
    통신위원장의 다음 말을 들어 보면 인터넷의 위력이 조금이나마 와닿는다.
    즉, 그는 ‘지난 87년 대선은 광장의 확성기, 92년 대선은 신문, 97년 대선
    은 TV, 그리고 2002년 대선은 인터넷이 각각 이끌었다’고 분석하는 것이
    다.

    노 당선자가 이끄는 대통령직인수위는 오늘부터 25일까지 인터넷을 통해
    장관 추천을 받는다. 정책결정에 관한 것이라면 내달 중반까지도 받는다.
    바야흐로 인터넷 정치의 개막인 것이다. 이렇듯 노 당선자와 민주당은 변화
    를 선도하고 있다. 작년에도 그랬었다. 세계 정당사상 처음으로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데 국민이 참여했었다. 그처럼 이번의 인터넷 장관 추천도 세계
    초유의 일일 것 같다.

    떨어지는 오동잎 하나가 천하에 가을이 왔음을 알린다고 했다. 국민참여
    경선제다,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단일화다 했을 때부터 이런 ‘인터넷 천
    거`를 예상할 수 있어야 했다. 노 당선자는 또 인터넷을 통해 인수위 자료
    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전자정부로 가는 전초인 것이다. 이밖에 ‘인터
    넷 브리핑`이라하여 각 언론사 담당기자에게 e-메일로 보도자료를 배포하
    고 있다. 게시판을 이용한 현대판 신문고 정치가 인터넷을 타고 부활하는
    것이다. /허도학 논설위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