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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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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생활 재충전 기회로

  • 기사입력 : 2002-07-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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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격 피서휴가철이 다가왔다. 산과 바다로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로 또 한
    차례의 민족 대이동이 올 여름에 예고되고 있다. 외환위기 극복이후 경기침
    체로 올해에는 피서열기가 예년과 같지않을 것이라는 예측과는 달리 벌써
    피서지 현장의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올해에는 호화 과열피서로
    사회적 비판을 받아오던 예년과는 달리 건전하고 선진화 된 피서문화가 정
    착되도록 우리 모두 굳건한 결의를 다져야겠다.

    우리의 휴가철 무질서에 대한 비판은 매년 사회적 현안과제로 부상되어 왔
    던 현실이다. 해마다 피서철이 되면 고속도로가 체증을 겪고 피서지마다 혼
    잡과 무질서가 극치를 이루었다. 엄청난 인구 이동에 따라 피서지마다 피서
    철 대목을 노린 바가지 상혼들이 날뛰고 파리떼가 기승을 부릴 정도로 먹다
    버린 음식찌꺼기가 널려 산천이 병들어왔다. 가히 무법천지를 방불케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이어져 왔던 실정이다. 이러한 행락열풍은 휴가비 마련을
    위해 범죄마저 서슴없이 저질러대는 세태에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겪어 오고 있는 휴가철의 행락무질서는 우리의 부끄
    러운 자화상이다. 「행락질서 준수여부는 민주시민의 척도이다」라는 말이
    암시하듯 행락질서 문란은 우리가 민주시민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
    다. 행락질서에 대한 우리의 인식전환과 당국의 대책으로 올 여름에는 행락
    질서가 자리잡도록 결의를 집결시켜야 할 것이다.

    이러한 피서열기의 뒤안길에는 피서휴가를 포기한채 어려운 현실과 굳건
    히 맞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활현장에서 비지땀을 쏟고 있고 아
    직도 우리 곁에는 결식아동을 비롯하여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이 많다
    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더욱 아니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현상에
    역행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는 현실이다. 초·
    중·고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 초순까지 여행객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인천국제공항의 전망에서 대변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하계 성수기 동안 인천공항을 이용할 여행객은 외국인
    을 포함해 총 181만2천명에 달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9만명보다 무려 14%나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고라고 공사는 밝히
    고 있다. 이는 자칫 우리 사회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심화시켜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
    동체 사회 속에서 이웃의 처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내돈 갖고 내가 즐
    기는데 무슨 문제냐 식의 피서의식은 사라져야 한다.

    또한 자신의 현재 처지는 아랑곳 하지 않은채 남따라 장가는 식의 우리의
    휴가의식도 고쳐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남을 너무 의식하는 사회분
    위기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하루속히 개선돼야 한다고 사회학자들은 지적하
    고 있다.

    잘못된 피서문화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다짐했지만 별다른 개선효과가 없
    는 오늘이다. 건전하고 선진화된 피서문화를 뿌리 내리기 위해 무엇보다도
    흥청망청 쓰면서 실속은 챙기지 못하는 어리석은 낭비를 범하지 않도록 사
    전에 면밀한 검토를 한뒤 계획을 세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너도 나
    도 승용차를 몰고 나서는 바람에 겪는 교통대란과 더불어 피서지의 무질서
    와 상인들의 바가지 상혼 척결에도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해마다 피서와 관련하여 질서의식 쓰레기투기 문제에 대한 각성이 촉구되
    었지만 변함없이 달라지지 않은채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로 우리 곁에 남아
    있음을 재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무질서와 혼잡으로 휴가기분은 멍들었고
    고생 끝에 집에 돌아올 때쯤이면 너나없이 파김치가 되었던게 우리의 예년
    피서휴가 실정이었다. 휴가는 역경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활의 재충전
    기회로 발돋움돼야 할 것이다. /나택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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