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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4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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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필생즉사의 교훈으로

  • 기사입력 : 2000-01-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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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의 목표는 『국민을 편안케 하는 것』이다. 그런 정치를 위해 선거
    는 불가피하게 치러야 하는 행사다. 문제는 선거풍토다. 민주적이고 선진
    화 되지 않으면 국민을 편안케 할 수가 없다.
    먼저 선거는 돈이 적게 들어야 한다. 모든 행사는 싸게 먹히고 풍성해야
    후유증이 적다. 돈잔치 선거가 낳은 병폐에 대해 우리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금권 타락정치의 현장에 있었고 이 때문에 IMF체제
    란 뼈아픈 경험을 했다. 『低비용 高효율의 정치』는 우리의 당면 과제다.

    또한 선거는 공정하고 깨끗해야 한다. 당리당략이 좌우하고 이전투구가 난
    무하는 지저분한 선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역 이기주의에 편승해서 국론
    을 가르고 『說』로 국력을 소진하는 불행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깨끗
    한 선거는 민주주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된다.

    16대 총선은 21세기의 岐路
    16대 총선은 우리의 21세기를 희망과 절망으로 가늠할 중요한 행사다. 돈
    이 적게 드는 선거, 깨끗한 선거를 통해 희망을 가져다 줄지 아니면 20세기
    의 오욕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주저앉을 것인지 기로에 선 역사적 전환점
    이 될 것이다.

    이러한 국민적 시각에서 선거 3개월을 앞두고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새
    천년을 맞기위해 『이것만은 버리고 가자』며 캠페인도 요란했고, 따라서
    새 천년에는 뭔가 달라지리라 국민들은 기대했지만 신년 들어 벌어지는 작
    태가 허탈감만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화합을 위해 年初에 만날 것이라던 與野총재 회담은 물건너 간듯하고 2년
    동안 끌던 정치개혁법안 처리도 지지부진이다. 절충은 한다지만 국민의 합
    의로 도출한 여러 제안은 하나도 채택되지 않고 당리당략에만 몰두해 있다.

    불법 선거가 여야를 막론하고 활개치고, 돈선거가 위험 수위를 넘고있다.
    중앙선관위가 적발한 선거사범은 15대 총선 직전에 비해 10배를 넘는다. 정
    치 저질화를 불러온 『공천 경매』도 되살아날 조짐이다. 국정은 희망이라
    고는 없는 『권력안배』가 계속되고, 고령의 대통령을 보좌할 국무총리가
    흘러간 옛 인물로 대를 잇고, 작은 정부는 2년만에 다시 큰 정부로 바뀌려
    한다.
    정치권과 국정의 이같은 난맥상은 왜 일어나는가. 원인은 간단하다. 소수
    당인 집권당이 의석확보를 위해 표밭갈이에 나서면서 일기 시작한 현상이
    다.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기 때문이다. 집권당의 勢불
    리기 작전에는 필연적으로 권력이 동원되고, 금력이 판을 치며 정보를 이용
    한 이전투구 현상으로 이어졌다. 그 전철을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냉정히 생각해 보자. 집권당이 이번 총선에서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게
    된다면 그것은 구각(舊殼)을 깨지 못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부정적으로 비
    친 결과가 아니겠는가.

    집권당이 살 길
    새 천년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흔하게 회자(膾炙)되는 말로써
    『相生의 정치』를 하면 된다. 서로가 공존하는 정치를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 집권당은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정치행태를 버리는 것
    이 일차적인 과제다.
    욕심을 버리고 16대 총선을 가장 깨끗하고 돈이 적게 드는 모범적인 풍토
    속에 치르는 것이 살 길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이 먼저 마음을 비워야 한
    다. 차기를 노리고 집권당의 勢불리기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당적을 떠나
    초연한 입장에서 국정에만 전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것이 金대통령이
    나 집권당, 국민 모두가 살 길이다.

    어차피 이번 선거는 국정 2년에 대한 중간 평가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지
    금 여론은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만회하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다. 새
    로운 정치 풍토를 위해 비전을 보이는 것이다.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면 국민들은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을 것이
    라는 평범한 진리가 최상의 전략이다.

    예수는 지도자의 자질을 『군림하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라고 했
    다. 섬기는 자가 배출되는 선거풍토를 만드는 것이 집권당의 1차적인 개혁
    목표여야 한다. 그것이 선거풍토를 선진화 하는 길이고 정치개혁을 실천하
    는 길이다. 그것이 국민을 편안케하는 정치의 지름길이라 할 것이다. 성
    재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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