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표동종 교육감의 향후 과제
- 기사입력 : 1999-12-10 00:00:00
-
- 연임된 표동종 경남교육감이 향후 4년간 해야 할 일은 적지 않다. ‘교
실 붕괴’로 지칭되는 오늘의 교육현실을 바로잡아 나가야 하는 책무가 表
교육감에게 짐지워져 있다. 물론 이것은 교육감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총체적 교육위기 현상
은 정부와 교육당국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사회 각계각
층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강구해야만 하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처
럼 위험수위에 와 있는 우리의 교육 현실속에서 경남이라고하여 예외가 아
닌 만큼 어떻게 하면 경남교육을 바로세워 나갈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
는 당장 풀어나가야 할 시급한 과제이다. 지금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바로
‘교육 부재’ 현상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더이상 미루거나 머뭇거릴 짧은
여유조차 없다.
표동종 교육감이 맨 먼저 해야 할 일은 교육감 자신이 이미 공표했듯이
교권 회복과 교원 사기를 드높이는 일이라고 본다. 신성한 학원에서 학생
또는 학부모로부터 교사가 구타당하는 등 前代未聞의 교권침해 행위가 발생
하고 있다. 이러고서는 우리의 교육이 바로 설 수가 없다. 교사의 권위가
존중되지 않으면 어찌 진정한 교육이 펼쳐질 수가 있겠는가. 교권침해 사건
에 대한 단호한 대처는 물론 교권 수호에 대한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사 스스로도 교권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한다. 그
리고 교사들의 사기 진작책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것이 시급하다.
둘째, 교육현장에서 실종된 믿음을 회복하는 일이라 할 것이다. 교육이
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인간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이
아닌가. 자고로 교육에서는 믿음이 으뜸이다. 그런데 지금 교육현장에서는
이 신뢰가 허물어지고 있다. 학생과 교사 상호간 불신풍조가 폭넓게 퍼져
있으며 이러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처방이라고 해도 그 효력을 기대히
기 힘들다. 교사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매개자가 아니라 학생들에게 삶
의 철학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주고 도덕심 배양은 물론 이들이 장차 성인으
로 성장해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조언자로서의 임무도 짐지워져
있다. 한 마디로 전인교육의 전도사가 돼야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교사 자
신의 완성된 인격이 요구된다. 그래야만 학생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살아있는 교육을 전수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많은 학생들은 수업이 구태의연하고 현실성이 없어 지루하다는 점을 호소하
고 있다. 물론 학습을 재미나 흥미 본위로만 진행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학생들의 관심을 끌면서도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없는 것은 아
닐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교사 자신들이 부단하게 효과적인 학습방법을 연
구·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며 교육 당국은 새로운 지식과 변화하는 교육환
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집단 연수교육 프로그램을 보
다 다양하게 개발해야 한다. 여기에서 신세대 학생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조용한 가운데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달라는 점이다. 신정
부 들어 교육개혁의 기치아래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는 교육을 개혁한다면
서 각종 정책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특히 경영우월주의적 사
고가 ‘생산적인 교육 실천’이란 명분하에서 판을 치다보니 교육의 특수성
에 대한 목소리는 점점 힘을 잃어 갔으며 교원정년 단축과 맞물려 수많은
교직자들이 교단을 떠남으로써 빚어진 초·중등교원 부족 현상은 아직도 계
속되고 있다. 교육개혁은 경영혁신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의식개혁으로
부터 비롯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개혁주체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청렴성이 필
수적으로 요구된다. 表교육감은 역대 어느 교육감과 비교해보아도 조금도
손색 없는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교육자로서, 도덕적 청렴성은 교계 내외
에 널리 인정받고 있다. 또한 원만한 성품의 민주적 리더십을 갖추었기 때
문에 교육지도자로서의 요건을 두루 구비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확고한
교육개혁 실천의지를 갖고 경남교육, 나아가 오늘날 한국의 교육이 안고 있
는 갖가지 모순들을 하나하나씩 소신껏 척결해 줄 것을 믿는다. 교사는 있
으되 진정한 스승이 아쉽고, 학생은 많으나 진실된 제자가 드문 우리의 교
육현실을 바로 세우면서눈앞에 닥친 21세기 ‘선진 경남교육’을 실천하기
위한 지도자 역할을 다해 줄 것을 표동종 경남교육감에게 진심으로 기대한
다.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