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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30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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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28) 물총새

멋있게 입수, 멋지게 사냥

  • 기사입력 : 2024-06-27 21:14:09
  •   
  • 1m 높이 횃대서 먹잇감 고르면
    총알처럼 입수해 사냥에 성공
    눈 보호해 주는 ‘순막’ 덕분에
    고속으로 입수해도 문제없어


    폭염이 쏟아지는 한여름, 물고기 사냥의 고수 물총새를 만나기 위해서는 위장 텐트 속에서 하루 종일 더위와 전쟁을 치러야 한다. 물총새는 멋진 포즈를 자랑이라도 하듯이 물속으로 입수를 선보이며 물고기를 사냥한다. 오늘 탐조 여행의 주인공은 어호(魚虎), 물총새다.

    비취색의 보석같이 아름다운 물총새는 어호(魚虎)라는 별명답게 물고기 최고 사냥꾼이다, 먹잇감을 발견하고 총알처럼 돌진하는 모습.
    비취색의 보석같이 아름다운 물총새는 어호(魚虎)라는 별명답게 물고기 최고 사냥꾼이다, 먹잇감을 발견하고 총알처럼 돌진하는 모습.

    어호(魚虎)라는 별명답게 물총새는 물고기 최고 사냥꾼이다. 적당한 높이의 횃대에 앉아 물속에 있는 물고기를 노린다. 물속 굴절현상 때문에 물고기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아래쪽에 있지만 오랜 세월 진화 과정에서 터득한 노하우로 물총새는 실수 없이 사냥에 성공한다.

    몸길이는 약 17㎝이며, 몸의 윗면은 녹색을 띤 푸른색이다. 등 쪽은 선명한 파란색, 턱 밑과 멱은 흰색이나 다소 누런 갈색을 띤다. 몸 아래쪽은 선명한 주황색이며, 수컷의 부리는 검고 암컷은 아래쪽 부리만 오렌지색이다.

    먹잇감을 물고 물에서 나온 모습.
    먹잇감을 물고 물에서 나온 모습.

    물총새는 흙벼랑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들고, 바닥에는 물고기 뼈를 깔아 알 자리를 만든다. 5~7개의 흰색 알을 낳고 암컷이 약 20일 정도 품는다. 포란 기간 동안 수컷은 암컷이 먹을 물고기를 사냥해 준다. 알이 부화하고 새끼들은 약 25일 동안 어미의 보살핌을 받고 둥지를 떠난다.

    사냥터의 횃대는 약 1~1.5m가 최적의 높이로, 물총새는 이곳에서 사냥감을 고른다. 사냥감이 정해지면 총알처럼 입수해 물고기를 사냥한다. 물총새의 사냥 기술은 너무도 빠른 찰나의 순간에 일어난다. 잠시 방심하면 멋진 사냥 장면을 놓치고 만다.

    물총새는 물고기 사냥을 위해 물속으로 들어갈 때 눈을 보호하는 순막이 있다. 순막은 눈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얇은 막으로 고속으로 입수 시 눈을 보호하는 장치다. 총알처럼 순식간에 물고기를 사냥해 횃대로 돌아오지만 순막 덕분에 녀석의 눈은 안전하다.

    물고기를 잡아 횃대로 돌아온 물총새.
    물고기를 잡아 횃대로 돌아온 물총새.

    물고기를 사냥한 물총새는 잡아 온 물고기를 횃대에 패대기쳐 죽여서 먹는다. 물고기가 목구멍으로 넘어갈 때 지느러미나 가시에 걸리지 않도록 반드시 머리부터 삼킨다. 잡아 먹은 물고기 중 소화되지 않는 뼈와 지느러미 등은 펠릿으로 토해낸다.

    물총새 수컷과 암컷이 마주 보고 있다.
    물총새 수컷과 암컷이 마주 보고 있다.
    소주병 위에 발을 걸치고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물총새.
    소주병 위에 발을 걸치고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는 물총새.

    비취색의 보석같이 아름다운 물총새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서식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서식지 보호를 통해 아름다운 외모와 화려한 사냥술을 가진 물총새가 우리와 함께 오랫동안 살아가길 기대한다.

    최종수(생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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