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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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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발언대] 지역업체 관심, 위기 극복의 첫걸음- 한유진(경제부)

  • 기사입력 : 2024-05-06 19: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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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좋은데이 한 병 주이소.”

    도내에서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A 대표는 술잔을 기울이는 자리에서 항상 좋은데이 소주를 찾는다.

    언젠가 누군가 “요즘 OO소주가 유행하던데, 한번 마셔볼까요?”라고 한마디 건넸고, 주변에서는 “우리 대표님은 좋은데이만 마십니더.”라고 말했다.

    “경남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지역 제품을 애용해야지, 지역에서부터 관심을 안 가지면 어느 누가 챙겨줍니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됩니다. 어려운 거 아니라니깐.”

    A 대표의 대답을 듣고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전국적으로 건설경기가 악화한 가운데, 도내 건설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경남지역 건설업 취업자수(9만2000명)는 전년 동기 대비 1만6000명(-14.4%) 줄면서 제조업, 농업·임업·어업 등 산업 대분류 직군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도내 건설업 취업자수는 8만8000명으로, 2019년 4월(8만6000명) 이후 4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8만명대로 떨어졌다.

    건설수주 역시 크게 줄었다.

    지난해 경남지역 건설수주액은 7조3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줄면서 최근 4년간 건설수주액 중 가장 적은 금액을 기록했다.

    한마디로 살얼음판이다.

    경남도에서도 꽁꽁 얼어붙은 지역건설업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남도는 지난 1월 ‘경상남도 지역건설산업 지원 종합대책’을 마련, △민관 합동 하도급 기동팀 올해 1월부터 월 4회 이상 운영 △302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지역업체 수주지원을 위한 도지사 서한문을 발송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지난달에는 ‘지역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도·시군 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각 시·군 건설지원 관련 부서장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업체 수주율을 높이기 위해 각 시군 건설 지원 부서와 인허가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지역 건설공사를 통한 낙수효과가 타지역이 아닌 우리 지역업체들에 돌아온다면 위기를 돌파하고 나아가 경남 건설업의 성장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어느 때보다 어려운 건설 경기 한가운데서 각 지자체 담당 공무원들의 작은 관심이 절실한 순간이다.

    한유진(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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