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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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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130분간 첫 영수회담] “가족 등 주변 의혹 정리하고 넘어가야”

  • 기사입력 : 2024-04-29 2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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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A4 10장 15분간 읽으며 비판
    “정치 실종, 지배와 통치만” 직격
    민생지원금·이태원 특별법 요구
    대통령실 “의대 증원 필요엔 공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720일 만인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차담 형식의 회담은 당초 1시간가량 예정했지만, 의제와 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길어져 약 2시간 10분 만인 오후 4시 14분에 종료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종종 만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민생 정책에 대해선 이견을 확인했다. 합의문 도출에도 실패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회담에서 자리에 앉자마자 준비해 온 A4용지 10장 분량의 내용을 15분간 읽었다. 이 대표는 “제가 드리는 말씀은 저의 입을 빌린 우리 국민의 뜻이다”면서 그간의 국정기조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의혹을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모씨 의혹을 꺼냈다. 특히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해 “지난 2년, 정치는 실종되고 지배와 통치만 있었다”고 직격했다.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한 유감 표명을 요청하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 채상병 특검법을 수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야당의 전방위적 비판에 협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란 전망이 적지 않다.

    그는 “이번 총선에 나타난 국민 뜻이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으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께서 선거를 통해서 민생과 경제 살리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평화와 안전을 지키라고 명하셨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정 권력으로 국회와 야당을 혹여라도 굴복시키려 하면 성공적인 국정 운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총선 민의를 존중해 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2년 만에 처음 성사된 오늘 회담은 국민 뜻을 받드는 소중한 자리”라며 “국정의 방향타를 돌릴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특히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 모씨 의혹에 대해서도 간접 언급했다. 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가족분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 국민 25만원 지급’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민생회복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을 하면 소득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의정갈등에 대해서는 여야 간 협의체 구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공론화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며 “의대정원 확대와 같은 의료개혁은 반드시 해야 될 주요 과제이기 때문에 우리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이며 윤 대통령 정책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또 이태원 특별법과 관련해 법리적 문제가 해소되면 무조건 반대는 아니라는 뜻을 밝혔다. 이 수석은 “윤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에 대한 지원에 공감한다고 했다”면서 “다만 국회 제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에서 영장 청구권을 갖는 건 법리적인 문제가 있어 이런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논의하면 좋겠다. 그러면 무조건 반대는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는 대통령실에서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민주당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영수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에게 영수회담에 대한 소회 말씀을 듣고 싶어 어땠냐고 했더니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에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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