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5일 (일)
전체메뉴

[기고] 경남, 신항만 시대의 주체가 되기 위해!- 진병진(국립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4-04-24 19:38:52
  •   

  • 경남은 산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70년대부터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생산 중심지로서의 소임을 다해 오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전체 면적의 40%가 경남권역에 속해 있는 부산항 신항이 개장함으로써, 경남은 한국 경제에 있어 생산의 중심은 물론 수출입의 혈맥인 물류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부여받게 됐다. 그러나 충분한 기여를 하고 있는 생산 중심으로서의 역할과 달리, 물류 중심으로의 역할에 있어 경남은 당당한 주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적 사례로 항만 정책의 결정과 운영을 담당하는 항만공사의 명칭과 항만위원회 위원의 구성에 있어 경남의 기여와 역할에 걸맞은 충분한 고려가 이루어져 있지 않은 것을 들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산항 신항의 발전을 바라는 경남의 염원과는 별개로 삶의 터전을 내어 준 도민들의 상실감과 소외감은 계속되고 있고, 정책 결정 주체들과의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최근 들어 갈등이 보다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5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돼 최대 3만TEU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컨테이너 부두 21선석 규모의 진해신항이 건설될 예정임에도, 경남의 항만 정책에 대한 참여와 의사 결정권의 배분에 대한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이 불평등하게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과거 개발되었던 부산항 신항에 경남 권역이 40% 정도 포함되어 있었던 것과 달리, 진해신항의 경우 100%가 경남에 위치하고 있으며 향후 대부분의 물류가 경남을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남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도민들의 성원이 계속되도록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 메가포트로 건설되는 진해신항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항만으로서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는 세계 3위권 항만으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경남의 역할과 도민의 성원이 확산되게 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부산항 신항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생활 터전을 내놓고 평화로운 일상을 포기해야 했던 많은 이들의 상실감이 불만과 갈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경험했다. 이는 어업권과 농지에 대한 금전적 보상이 상실감을 해소하는 충분한 해결책이 아님을 설명하는 사례일 것이다.

    금전적 보상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평화로운 일상의 포기가 ‘우리의 것’이 보다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한 과정임을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개발되는 진해신항이 경남의 것이고 경남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불편함이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민과 도정에 진해신항의 개발과정에서부터 공정한 수준의 의사결정권이 부여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그 출발점이 부산항만공사의 명칭을 부산경남항만공사로 변경하는 것과 항만위원회의 위원 구성을 경남-부산 간 동수 추진으로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진병진(국립창원대 국제무역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