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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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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전 8승’ 선거 달인의 유세 기술

[총선 그리고] 최대 격전지 ‘양산을’ 결정적 순간

  • 기사입력 : 2024-04-18 15: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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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결과를 예측하는 도구는 해당 선거구의 정치적 지형이나 역대 선거 결과, 선거기간 동안 발표되는 여론조사, 더 나아가 각 후보의 스펙 등이 있다. 이 모든 요소를 적절한 비율로 반영하더라도 예측이 힘든 선거구는 격전지나 초박빙, 빅매치 등의 타이틀을 단다.

    ‘그래서, 양산을은 누가 될거 같아요?’ 몇차례 받은 질문에 대해 나름의 각종 데이터를 총 동원했지만 쉽게 결과를 단언할 수는 없었다. 양산을은 전국적 관심을 끄는 ‘낙동강벨트’이자 전직 경남도지사 맞대결로 총선기간 동안 경남에서 가장 뜨거운 선거구였다. 발표된 여론조사만해도 20건이 넘고, 양당 지도부는 앞다퉈 전폭적인 지원유세를 펼쳤다.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을 후보가 6일 양산시 웅상 덕계사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을 후보가 6일 양산시 웅상 덕계사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남신문DB/

    승패를 예측한 결정적 순간은 유세 현장에 있었다.

    마이크를 잡고 유세차량에 올라 발언하거나 오가는 시민들에 고개숙여 인사하고 명함을 건네는 보통의 유세현장에서 특별한 기술력을 발휘하는 후보를 포착한 순간이었다.

    지난달 31일 유세기간 중 처음 방문한 양산은 꽃 축제가 한창이었다. 주남마을 대학로 벚꽃축제는 어린이 사생대회가 함께 열려 젊은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많았다. 보수정당 후보에 유리한 분위기는 아닐거라고 예상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을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태호 국민의힘 양산을 후보가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남신문DB/

    후보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에게 먼저 인사한다. 그리고는 아이와 그림에 대해 묻고 답하는 대화를 한참 이어간다. 아이와 후보가 하이파이브까지 하는 사이에 이를 지켜본 보호자들의 경계도 무너진다. 이 때 후보는 유권자인 보호자들에게 명함을 건넨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손으로 죽죽 찢은 파전도 넙죽넙죽 받아 먹는다.

    9번째 선거를 치르는 후보의 노련함은 이날 ‘오, 대단하네’ 정도 짧은 감상평으로 그쳤다. 결정적 장면은 일주일 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원 유세가 있던 4월 7일이었다.

    이날 양산 덕계사거리에는 한동훈과 김태호를 연호하는 인파가 가득찼다. 한 위원장 도착 5분전 유세 차량에 올라선 김태호 후보는 양산을 발전을 약속하는 발언을 이어갔고 발언이 끝날 쯤 한 위원장 도착시간이 15분 늦어진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김태호 후보와 선거 유세지원에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양산시 웅상 덕계사거리에서 다둥이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김태호 후보와 선거 유세지원에 나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양산시 웅상 덕계사거리에서 다둥이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신문DB/

    도대체 15분을 어떻게 떼울 것인가하고 지켜보는데, 김태호 후보가 발언을 마치고 직접 인사를 드리겠다며 차량에서 내려 곧장 인파 속으로 향했다. 대충 인파 외곽에서 악수나 하는 풍경을 예상했는데 꽉꽉 들어찬 인파 사이사이로 삐집고 들어갔다. 사인을 하고 함께 셀카를 찍고, 악수를 나누고 하이파이브를 하고 일부 시민들과는 찐한 포옹도 했다. 그렇게 15분동안의 찐한 스킨쉽 유세가 이어졌다.

    현장에 있던 보좌진은 후보의 돌발 행동에 비상이었다고 전하면서도 이번 선거 최고의 명장면이라고 했고, 또 다른 취재진은 유세가 아니고 축제장 같았다고 평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양산시 웅상 덕계사거리에서 김태호 후보의 손을 번쩍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남신문DB/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6일 양산시 웅상 덕계사거리에서 김태호 후보의 손을 번쩍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경남신문DB/

    특정 후보가 잘 했고, 다른 후보는 못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현역인 민주당 김두관 후보도 4년 전과는 다른 노련함과 친숙함으로 지역 곳곳에 파고들었다. 약 9년 만에 경남에 돌아와 이방인 같았던 4년 전 총선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 결과 예측이 더욱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민주당 후보들의 상승세와 이로 인해 점쳐진 선거 결과 예측과 실제 현장의 기류는 사뭇 달랐다는 이야기다. 예상보다 빠르게 개표가 진행되며 가까스로 지면에 담을 수 있던 양산을 당선인 기사에 ‘선거 달인’이라는 제목을 쉽게 달 수 있었던 것도, 문서로 남은 선거 이력이 아닌 현장서 직접 목격한 유세 기술 때문이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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