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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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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208)

- 돌리다 아껴 쓰다 맡긴 사람 찾은 돈

  • 기사입력 : 2024-04-17 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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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112쪽부터 113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12쪽 첫째 줄에 ‘돌리게 되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111쪽 밑에서 둘째 줄부터 비롯하는 다음과 같은 월의 끝입니다.

    “우리나라의 전기 발전량은 충분하지 못하므로 가정에서 쓰는 전력을 중요 산업방면으로 돌리게 되어 있다.”

    위의 월을 보면 ‘돌리게 되어 있다.’는 요즘에 흔히 쓰는 ‘전환(轉換)하게 되어 있다’를 쉽게 풀어 쓴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환(轉換)하다’를 누리그물(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으면 비슷한 말이 ‘돌리다’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기도 합니다. 이처럼 어린 아이들이 보고 배우는 배움책에는 아이들이 보기에 쉬운 말을 찾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줄에 있는 “우리들 집에서도 전기를 아껴 쓰자.”는 ‘전기’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 반가웠습니다. 앞서 ‘가정(家庭)’이라는 말보다는 ‘집’이라는 토박이말이 훨씬 쉽고 좋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껴 쓰다’는 말도 다른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절약(節約)’이라는 말이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

    셋째 줄부터 넷째 줄에 걸쳐 나온 “우리의 살림에는 예상하지 않은 일이 생겨서 뜻하지 않은 돈이 들 때가 있다.”는 월도 ‘예상(豫想)하지’라는 말 말고는 모두 토박이말입니다. 이 말도 우리가 흔히 ‘생각지도 않은 일’이라는 말을 많이 쓰곤 하는데 ‘생각지도 않은 일’이라고 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도 많은 사람들이 써서 자주 볼 수 있는 ‘예상외(豫想外)로가 아니어서 참 좋고 고마웠습니다.

    여섯째 줄에 있는 ‘도둑을 맞을’과 아홉째 줄의 ‘바로 잡기’와 같은 토박이말도 참 반가웠습니다. 이어지는 ‘될 수 있는 대로’도 토박이말이고 쉬운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쓰는 ‘가급적(可及的)’이라는 말이 아니라서 더 좋았습니다.

    열셋째 줄에 있는 ‘맡긴 사람’이라는 말이 참 반가웠습니다. 요즘 은행에 가면 ‘예탁(預託)’, ‘예탁금(預託金)’, ‘예탁자(預託者)’, ‘예탁고객(預託顧客)’과 같은 말을 보거나 들을 수 있는데 옛배움책에서 쓴 말을 보면 어떤 말을 써야 할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예탁’은 ‘맡김’, ‘‘예탁금’은 ‘맡긴 돈’ ‘예탁자’는 ‘맡긴 사람’, ‘예탁고객’은 ‘맡긴 손님’으로 쓰면 될 것입니다.

    열넷째 줄에 있는 ‘언제든지 내어 준다’는 말도 참 쉬운 말입니다. 어려운 말을 쓰고자 마음을 먹으면 ‘항시 출금(恒時 出金)’과 같은 말을 쓸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열넷째 줄에 있는 ‘심부름’이라는 토박이말도 반가웠습니다. 요즘도 ‘사역(使役)’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는데 ‘심부름’이라는 말을 살려 썼으면 좋겠습니다.

    113쪽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걸쳐 나오는 “찾은 돈은 얼마이고 지금 돈은 얼마나 남았느냐?”도 “‘인출금(引出金)은 얼마이고 현재(現在) 잔고(殘高)는 얼마냐?”가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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