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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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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늦지 않은 금연] 담배는 NO답 이제는 NO담

  • 기사입력 : 2024-03-17 21: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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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졸중·심근경색·협심증 등 유발하는 위험 인자
    담배 유혹 떨쳐내지 못하고 장기간 니코틴에 중독
    흡연은 질병… 의지 있으면 약물로도 끊을 수 있어
    고령 환자도 금연치료에 성공하면 삶의 질 향상


    흡연이 암뿐만 아니라 뇌졸중,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심뇌혈관계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이며, 백해무익하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를 모르는 흡연자는 없으며, 상당수는 이미 여러 차례 금연을 시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담배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고 ‘언젠가는 끊겠지’, ‘곧 끊어야지’ 하며 장기간 흡연을 이어간다.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면 니코틴으로 인해 불과 6~7초 만에 뇌의 쾌락중추에서 도파민 분비를 활성화시켜 쾌락을 일으킨다. 처음에는 쾌락으로 시작하지만 도파민이 감소되었을 때 우울, 불안, 초조, 예민함 등의 금단현상이 나타나면서 결국 니코틴에 중독되어 담배를 계속 피우게 된다.

    창원파티마병원 직업환경의학과에서 2009년부터 금연치료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약 4500명 이상의 흡연자를 치료하고 있다. 순조롭게 1차 치료로 금연에 성공하는 환자들도 많지만 치료 도중 포기하는 환자들도 있었고, 1차 치료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여러 차례 치료를 계속해서 끝내 성공하는 환자들도 많았다. 금연을 시작하기에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더라도,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본인이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 금연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포기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금연 성공 사례를 소개한다.


    ◇ 폐 손상이 심한 70세 흡연자의 금연 성공 사례

    2013년 창원파티마병원 금연클리닉을 찾은 68세 남성 A씨는 23세부터 하루 1갑 이상씩 흡연한 분으로 오래전부터 경미한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있었으며, 이제는 말을 할 때도 숨이 찰 정도로 호흡곤란이 심해진 상태였다. 2010년 대학병원에서 당장 담배를 끊지 않으면 죽는다는 얘기를 들은 A씨는 보건소 금연클리닉을 통해 3번의 시도 끝에 금연에 성공했으나, 1년간 잘 유지하다가 암에 걸린 부인을 간병하며 막막한 상황에 다시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다.

    흡연을 지속하던 A씨는 감기 증상으로 동네 의원을 찾았다가 호전이 없어 종합병원에 가보라는 권유에 진료를 받으러 가던 중 쓰러졌다. 진단은 급성 폐렴. 이전부터 좋지 않았던 폐가 이미 95%나 손상됐다는 소견에 중환자실로 입원했고, 가족들은 A씨가 운명할지 모르니 준비하라는 말까지 들었다.

    다행히 위험한 상황을 벗어난 A씨는 퇴원했지만 폐 손상이 심해 평생 산소호흡기 사용 및 약물치료를 해야 했다. 입원 중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다시 금연하게 됐으나, 5~6개월 후 호흡기 증상이 전보다 완화되면서 또다시 흡연을 시작했다. 당연히 호흡기 증상이 악화됐지만 ‘예전에 하루 1갑 이상 피웠는데, 8개비로 줄였으면 됐지’로 애써 위안을 삼으며 1년 더 흡연을 이어갔다.

    폐 건강에 위협을 느낀 A씨는 창원파티마병원을 방문하게 됐다. 2개월간 1차 금연치료를 받았지만 금연을 유지한 것은 고작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이었고, 2차 치료에도 금연에 실패했다. 그러나 A씨는 약 1년 6개월간 흡연하면서도 언젠가는 꼭 금연하겠다는 의지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고, 마침내 3차 치료로 금연에 성공했다. 예전엔 제어되지 않던 흡연 욕구가 조절됐으며, 흡연하는 사람을 보더라도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

    A씨는 여전히 산소호흡기 사용 및 약물치료로 계속 관리해야 한다. 그래도 금연 시작 이후 가래가 절반 정도로 줄고, 호흡곤란도 덜해 일상생활이 한결 편안해졌다며, 하루 3~4시간씩 근력운동 위주의 헬스가 가능할 정도로 호전됐다.

    총 7차례 이상 금연치료를 시도했던 A씨는 현재까지 금연하고 있으며, 폐 손상은 심하지만 최대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심한 폐 손상을 가진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금연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고 만족하며 살아가는 A씨의 모습은 금연에 절대 늦은 시기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A씨는 본인의 사례가 어차피 금연하기에 늦었다고 생각하는 고령 환자들이나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건강상태의 환자들, 또 금연치료에 실패하고 포기해버린 환자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 흡연은 치료 필요한 질병

    아직까지도 흡연을 나쁜 생활습관 정도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흡연은 ‘니코틴 중독’이라는 질병이다. 일부 흡연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끊을 수 있는 습관인데, 아직 마음을 먹지 않았을 뿐이라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흡연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의지만으로 금연할 수도 있지만 너무나 어렵고 성공률도 약 3% 미만으로 낮다. 금연 의지만 있다면 약물치료로 수월하면서도 훨씬 효과적으로 금연할 수 있다.

    흡연은 본인뿐만 아니라 간접흡연으로 주변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간접흡연 역시 인체 발암성이 충분히 입증된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나 자신과 소중한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금연을 시작하기를 권한다. 금연은 질병 예방과 건강 증진을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이현재 창원파티마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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