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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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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겡남말 소꾸리] (250) 공착, 새각시, 지임(저엄), 새밋걸

  • 기사입력 : 2024-03-15 08: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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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신문을 보니 고성의 80대 할머니가 무려 60여년 동안 일기를 써 화제더라. 시집온 이듬해인 1962년 새색시 시절부터 일기를 쓴 공책이 수십 권에 달한대.

    ▲경남 : 내도 그 기사 봤다. 일기로 멫달간 씨는 것도 에립을 낀데, 차말로 대단하시더라. 그라고 공책은 겡남서 ‘공착’이라꼬도 캤다. 새색시는 ‘새각시’, ‘새대기’, ‘새악시’라 캤고. 고성 할매 이바구로는 그때 심든 일이 많앴는데 어데 하소연할 데가 없어가 넋두리 지임 일기로 씼다 카시더라 아이가.

    △서울 : ‘공착’에다 ‘새각시, 새대기, 새악시’까지 오늘도 경남말 많이 배우네. 그런데 또 모르는 말이 있네. 네가 방금 말한 ‘넋두리 지임 일기로 씼다’에서 ‘지임’이 무슨 뜻이야.

    ▲경남 : ‘지임(짐)’은 ‘겸’ 뜻이다. ‘저엄(점)’이라꼬도 칸다. 님도 볼 겸 뽕도 딸 겸은 ‘님도 볼 지임 뽕도 딸 지임’, 아침 겸 점심은 ‘아적 저엄 점섬’ 이래 카지.

    △서울 : 네 말을 듣고 보니 너랑 재미있게 얘기하며 경남말도 배우는 게 나한테는 님도 볼 지임 뽕도 딸 지임이네.

    ▲경남 : 내도 니캉 이바구하는 기 억수로 재밌다. 할매 이바구 중에 우물가에서 빨래하던 이바구가 나오던데, 빨래가 ‘서답’이라는 거는 저분에 갈차주가 알 끼고, ‘우물가’는 겡남말로 뭐라 카는지 아나?

    △서울 : 서답은 저번에 네가 가르쳐줘서 알아. 그때 내가 ‘동문서답’의 그 ‘서답’은 아니지라고 물었던 기억이 나. 우물도 배웠던 것 같은데 모르겠네.

    ▲경남 : 우물은 ‘새미’라 칸다. 인자 이자뿌지 말거래이. 그라고 우물가는 ‘새밋걸’, ‘새밋거리’라 칸다. 고성 할매도 엣날 새밋걸에서 동네 사람들캉 서답 빰시로 이바구로 마이 하싰을 끼다.

    △서울 : 맞아, ‘새미’가 우물이지. 새미는 네가 여름에 하는 등물, 목물 이야기하며 가르쳐준 기억이 나네. 고성 할머니처럼 일기를 써서 인생을 기록하기는 어렵겠지만, 이제부터 나도 배운 걸 그때그때 기록해야겠어.

    허철호 기자

    도움말=김정대 경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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